문화예술인들이 최근 이뤄진 정부의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이하 문화예술위) 위원 신규 위촉에 대해 "60대 중심의, 단 한 명의 여성도 없는, 적폐청산의 대상이 포함된' 인사"라며 강한 우려를 나타냈다.
'적폐청산과 문화민주주의를 위한 문화예술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는 17일 '문화예술위 위원 8명 신규 위촉에 부쳐'라는 성명을 통해 "예술검열기관으로 전락한 문화예술위가 깊은 성찰과 무거운 책임감 위에서 새롭게 시작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앞서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13일 문화예술위원 8명을 새로 위촉했다. △강홍구 미술가 △김기봉 한국문화정책연구소 상임이사 △김혁수 전국지역문화재단협의회 회장 △나종영 조태일시인기념사업회 부이사장 △송형종 서울연극협회 회장 △유인택 동양예술극장 대표 △이승정 한국예총 부회장 △최창주 한국전통공연예술학회 부회장이 그 면면이다.
대책위는 이날 성명에서 "문화예술위가 자행한 국가범죄는 이미 법원과 감사원을 통해 확정된 사실만 각각 344건, 364건에 이른다"며 비판을 이어갔다.
"심지어 문화예술위의 광범위한 예술검열에 대한 조사는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진상조사 및 제도개선위원회' 등을 통해 새로운 예술검열 사실들도 계속해서 밝혀지고 있다. 문화예술위는 적폐를 청산하고 전면적인 개혁을 단행하지 않는다면 더 이상 존재해야 할 이유가 없는 기관이다."
◇ "문화예술위 '자리' 아니라 문화민주주의의 과정과 실천 필요"
이어 "최근 문체부가 위촉한 문화예술위 신규 위원 명단은 과연 문재인정부가 문화예술위 개혁에 의지가 있는지 의심스러울 지경"이라며 "이번 문화예술위 신규 위원 구성은 '60대 중심의' '단 한 명의 여성도 없는' '적폐청산의 대상이 포함된' 실망스런 인사"라고 규정했다.
"문화예술위의 재구성 과정에 큰 우려를 표하고 불편해 하는 이유는 단순히 '인사'에 대한 불만 때문이 아니"라며 "새정부가 문화예술위를 접근하는 태도가 어떠한 철학적 가치, 정책의 전문성, 사회적 공론장에도 기반하지 않은 채 과거의 방식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책위는 "지금 문화예술위의 문제는 '누가 위원이 되고, 누가 위원장이 되는가'를 넘어서야 하는 문제"라며 "문화예술위가 무엇 때문에 이렇게 몰락했고, 앞으로 어떠한 원칙과 가치를 실행할 것인가에 대한 사회적 토론과 협의가 무엇보다 중요한 때"라고 역설했다.
"하지만 현장 문화예술인들은 새로운 문화예술위의 구성과 관련해 지금까지는 그러한 합리적이고 민주적이며 개혁적이고 대안적인 과정을 전혀 경험하지 못하고 있다. 현장 문화예술인들의 목소리로 다시 한 번 강조한다. 우리는 문화예술위의 예술검열과 국가범죄에 대해 결코 간과하지 않을 것이다."
특히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문화예술위의 '자리'가 아니라 문화민주주의의 과정과 실천이다. 문화예술위의 새로운 위원들은 이 점을 명심해야 한다"며 "새로운 문화예술위원들은 문화예술위의 예술검열 사태에 대한 진실을 규명하고, 기관의 전면적인 개혁을 실행하고, 이 과정을 현장 문화예술인들과 국민들에게 공유하고 협력할 역사적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