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16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2017' 개막전에서 연장 승부치기 접전 끝에 일본에 7-8로 패했다. 10회초 7-4로 앞서며 승기를 잡는 듯 했지만 동점 3점 홈런에 끝내기 안타까지 내주며 아쉽게 패배의 쓴맛을 봤다.
그러나 아직 대회가 끝난 것이 아니다. 복수의 기회는 남았다. 임기영의 어깨가 또 한번의 한일전을 만들어낼 수 있다. 그것도 가장 중요한 결승전에서 말이다.
일본과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 고배를 마신 한국은 17일 같은 장소에서 'APBC 2017' 조별예선 두 번째 경기를 펼친다. 1패를 안고 있는 한국은 19일 열리는 결승전 진출을 위해 반드시 잡아야 하는 경기다. 승리를 거둔다면 1승 1패를 기록하는 한국은 이후 일본과 대만의 경기 결과에 따라 결승 진출 여부가 판가름 난다.
사실상 일본의 결승 진출이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는 가운데 한국도 대만을 꺾고 결승 무대에서 다시 한번 일본과 진검승부를 펼친다는 계산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임기영이 있다.
선동열 감독은 한일전을 마친 뒤 "대만은 당연히 이겨야 한다. 이겨야 일본과 붙을 수 있다"고 각오를 다졌다. 그리고 임기영이 대만전 선발 투수로 나선다고 밝혔다. 한일전 재성사 여부는 임기영의 어꺠에 달린 것이다.
임기영은 올 시즌 KBO리그에서 선발 투수로 연착륙했다. 전반기에만 7승 2패 평균자책점 1.72를 기록하며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후반기 폐렴 증세가 겹치며 힘든 시간을 보내면서 시즌을 8승 6패 평균자책점 3.65로 마친 부분은 다소 아쉬웠다.
큰 경기에서도 능력을 인정받았다. 임기영은 두산 베어스와 치른 한국시리즈 4차전에 선발 투수로 등판해 무실점 호투로 KIA 타이거즈의 우승 발판을 마련했다.
생애 첫 한국시리즈 무대였지만 임기영에게 떠는 기색이라곤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오히려 대담하고 공격적인 투구로 가을야구를 접수했다. '강심장' 투수로 거듭나는 순간이었다. 선 감독은 이 모습이 대만전에도 재연되길 기대하고 있다.
한국의 운명을 짊어진 임기영. 그가 과연 또 한 번의 한일전을 선사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