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경영진은 16일 오후 '재난방송에 즉시 복귀 하십시오'라는 입장을 내어 재난특보방송에 힘써 달라고 전했다. 경영진은 이날 아침 KBS 기자들이 통합뉴스룸에 진입해 피케팅 시위를 벌인 것을 들어 "직원들에게 적잖은 불편과 불쾌감을 안겼다"며 "지진 특보뉴스 제작에 여념이 없는 보도본부에 몰려가 업무를 방해했다"고 비판했다.
경영진은 "KBS는 어떤 경우에도 재난방송을 충실히 수행할 의무가 있다. 신속하고 정확한 재난방송을 통해 대피, 구조, 복구 등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여 그 피해를 줄이도록 해야 한다. 이는 우리가 행해야 할 막중한 책무이자 국가기간방송 KBS의 존재 이유"라고 설명했다.
경영진은 "업무에 복귀한 직원들만으로는 취재, 제작, 보도 인력이 턱없이 부족하다"며 "많은 국민이 지진의 공포와 불편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재난주관방송의 역할을 포기하고, 국가기간방송의 임무를 소홀히 하면서까지 얻고자 하는 것은 과연 무엇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시청자를 생각하십시오. 국민들이 내는 수신료의 가치를 잊지 말아 주십시오. 일부 직원들의 직무 이탈은 국민적 기대를 저버린 무책임한 행위다. 공영방송인의 의무는 외면한 채 줄기차게 외치는 요구는 공허한 메아리에 불과하다"고 충고했다.
경영진은 "지금 이 순간 우리 KBS인이 있어야 할 곳은 어디입니까? 우리가 바라봐야 할 곳은 어디입니까? 시청자들은 언제까지 인내하고 마냥 기다려주지 않는다. 국가적 재난상황을 외면한 공영방송 종사자들에 대해 엄중한 채찍을 들 날이 올 수도 있다. 조속히 업무에 복귀해 국가기간방송 종사자의 역할에 충실하기를 거듭 당부드린다"고 덧붙였다.
국가기간방송사이자 재난주관방송사인 KBS는 기상청의 재난 문자가 나온 직후인 15일 오후 2시 29분에 이와 관련된 방송이 1TV, 2TV를 통해 송출됐고, 이후 7분여 간 화면 하단 스크롤로 지진 관련 내용을 전했으며, 뉴스특보를 편성하고 '일본 지진 대응 시스템'을 다룬 '세계는 지금' 스페셜을 방송한 바 있다.
오늘(16일)도 오전 뉴스가 특보 체제로 방송됐고, 메인뉴스 '뉴스9'는 특집으로 나가며, 'KBS스페셜'은 '연쇄대지진불의 고리 공포는 계속된다'가 나갈 예정이다.
한편,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는 고대영 사장 퇴진과 방송 정상화를 위한 파업을 지난달 4일부터 74일째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