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야산 6.5cm '땅밀림 현상' 발생… 주민들 긴급대피

15일 발생한 포항 지진으로 일부 산에서 땅밀림 현상이 발생해 산사태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산림청 산사태예방지원본부는 포항시 북구 용흥동 산109-2에 설치된 '땅밀림 무인원격 감시시스템'을 통해 15일 오후 2시22분부터 3시22분까지 5분 간격으로 측정한 결과 6.5cm가 밀린 것으로 나타났다고 16일 밝혔다.

이는 일본 국토교통성 '땅밀림 기준치'를 적용할 경우, 해당 산에 대해서 출입금지하는 수준이다.

일본 기준에 따르면, 하루에 1mm가 움직이면 '주의' 단계가 발령되고, 하루에 10mm가 밀리면 '경계', 시간당 2mm 2회 또는 4mm가 움직이면 '피난', 시간당 10mm 이상 밀리면 '출입금지' 조치한다.

산림청은 이에 따라, 여진 등으로 산사태 피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보고, 15일 오후 6시 25분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통해 산 아래에 거주하는 주민 7명에 대해 대피하도록 조치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16일 산림과학원 관계자와 대학 교수 등 전문가로 구성된 산사태 원인조사단이 정확한 원인 등을 조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와이어 센서 배치도
해당 지역은 이번 지진이 발생한 진앙지에서 9.1km 떨어진 지역에 위치한 해발고도 60m 정도의 야산으로 과거에도 땅밀림 현상이 나타났던 지역이다.

이에 산림청은 지난해 9월 땅밀림 복구 이후 변화와 산사태 예방 등을 위해 산 경사면에 길이 10~15m의 와이어 센서 6개를 설치해 관찰해왔다.

이들 와이어센서 가운데 맨 하단부에 위치한 5번 와이어센서가 6.5cm 늘어났고, 나머지 5개는 변동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림과학원 김동엽 박사는 "이번 땅밀림 현상은 해당 지역의 토질이 약한 상태에서 지진으로 인해 발생한 것으로 관측된다"며 "포항시 전체 땅이 밀렸다는 뜻은 절대 아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지질학계 관계자는 "해당 산에서 땅 갈라짐 현상이 나타났다면 지진에 의한 매우 심각한 상황이라고 판단할 수 있지만, 땅 밑에 지하수 물 골 등이 있어서 지표면이 밀린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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