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사는 언론의 취재편의를 위해 지난 13일 CCTV에 찍힌 북한군 귀순 관련 영상을 16일 공개하겠다고 했으나 공개될 26초 짜리 영상에 대한 논란이 일자 아예 공개를 연기하겠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 등은 공개될 영상에 군사분계선상에서의 북한군 추격조의 움직임이 확인되지 않을 경우 되레 논란이 커질 수 있다며 26초로 편집된 영상 공개에 난색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엔사가 당초 공개하기로 한 26초 영상에는 북한군 귀순자가 지프차를 몰고 군사분계선쪽으로 돌진하다가 배수로 턱에 차바퀴가 빠져 멈춰서고, 차 밖으로 나온 귀순자가 남쪽으로 뛰어가는 모습이 담겨진 것으로 알려졌다.
또 북한군 추격조가 이 장병의 귀순을 막기 위해 총을 쏘는 장면도 2~3초 가량 들어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유엔사는 그러나 귀순자를 쫒아온 북한군이 군사분계선(MDL)을 넘었는지, 또 군사분계선을 침범한 상태에서 총격을 계속 가했는지 등을 확인할 수 있는 영상은 포함시키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군 추격조의 군사분계선 침범 여부에 따라 우리 군의 대응이 적절했는지 등이 논란이 될 수 있는 상황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는 핵심적인 영상은 제외시킨 것이다.
한편 일부 언론은 유엔사가 확보한 CCTV 영상에는 총을 쏘며 달려온 북한군 추격조가 군사분계선을 넘어선 뒤 우왕좌왕하다가 되돌아가는 모습도 담겨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유엔사측은 일단 이날로 예고했던 26초 영상공개를 연기하고, 영상 공개 여부와 범위, 시기 등을 다시 검토하기로 했다.
북한군 추격조가 군사분계선을 넘어섰던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유엔사가 이를 확인할 수 있는 영상을 공개하지 않을 경우 의혹과 논란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