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1층을 기둥으로만 세운 '필로티식' 건물의 모습이 담긴 사진이 올라왔다.
공개된 사진 속에는 지진의 충격으로 기둥이 심하게 파손되어 있는 건물의 모습이 담겨있다.
사진 속의 건물은 경북 포항시 장성동에 위치한 다세대 주택으로, 이 건물에는 고3 수험생도 살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16일 중앙일보는 이 건물 3층에 살던 수험생은 건물 밖에 나와 있었고, 건물주가 곧바로 학생을 차에 태워 안전한 곳에 대피시켰다고 보도했다.
1층에 벽 없이 기둥만 설치한 건축 양식인 '필로티식' 건물은, 지난 2002년 '다세대 다가구 주택 1층 주차장 설치 의무화'를 계기로 국내에서 급격히 퍼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 건축 양식은 벽이 없는 탓에 건물 전체를 지탱하고 있는 하부층이 약해 지진에 취약하다는 지적을 받기도 한다.
누리꾼들은 필로티식 건물의 안전성을 지적하며 건축업계와 관련 당국을 질책했다.
닉네임 가****은 "요즘 짓는 다세대 빌라가 대표적으로 필로티식 건물이다. 보기에도 불안해 보였다. 더구나 서울 대부분에 이런 건물이 널려있다. 외벽에 붙인 대리석도 다 떨어져서 주변 차까지 파손됐을 것 같다. 건설업계가 돈벌이에만 혈안 돼 안전은 뒷전으로 한 것이나 다름없다"며 비판했다.
배****는 "이런 건물을 허가 내준 공무원도 적폐다. 국민 안전이 뒷전으로 밀려나는데도 정부와 공무원이 모른척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empe****도 "이런 건물이 언젠가는 문제가 될 줄 알았다. 비전문가가 봐도 말이 안 되는 건물이었다. 1층에 얇은 기둥 몇 개만 만들어놨는데, 지진 시 버틸 재간이 있나. 이런 건물을 허가해준 사람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관련자들을 엄중히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필로티식 건물이 모두 위험하다는 생각은 경계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의견도 있었다.
귀****는 "필로티식 건물이 모두 위험하다는 생각이야말로 위험하다. 필로티식 건물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사진 속 저 건물이 기본적으로 부실공사된 건물이다. 저 건물 주변이 다 필로티식 건물이라고 들었는데, 왜 유독 저 건물만 저렇게 많이 파손되었는지도 생각을 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song****는 "이렇게 심하게 건물이 파손된 건, 필로티식 건물이라서가 아니다. 기둥 두께를 얇게 만들고, 시멘트를 제대로 안 섞고, 비 올 때 공사하고, 철근도 제대로 안 넣고, 용도를 무단변경하는 등 각종 불법적인 것들이 섞여서 저렇게 된 것일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2년간 건축업계에서 일했다고 밝힌 berp****도 "사진을 보니, 시멘트가 바스러진 것과 철근의 굵기 미달 등 부실시공이 먼저 보인다"며 해당 공법만의 문제가 아닌, 부실시공이 더 큰 문제임을 언급했다.
이와 관련, 안영규 행정안전부 재난관리정책관은 "필로티식 건축물은 전부터 문제점이 지적돼 왔다"면서 "이번에 피해가 있었기 때문에 국토교통부와 함께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