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일본 도쿄돔에서는 한국과 일본의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2017' 개막전이 열린다. 19일 열리는 결승전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일본을 제압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번 대회는 한국, 일본, 대만이 참가하고 만 24세, 프로 3년차 이하 선수와 이 조건을 넘어서는 와일드카드 3명까지 발탁해 대표팀을 꾸릴 수 있다.
일본과 대만은 와일드카드를 모두 사용해 전력을 강화했다. 그러나 선 감독은 한국 야구의 세대교체와 더불어 2020 도쿄올림픽까지 내다보며 와일드카드 없이 젊은 선수로만 대표팀을 구성했다. 승리도 중요하지만 더 많은 선수가 국제무대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하지만 승부의 세계에서 과정보다 더 주목받는 것이 결과다. 과정이 좋지 못하더라도 승리를 거둔다면 박수를 받는다. 좋은 과정 끝에 승리까지 따낸다면 더 큰 응원이 따라온다. 좋은 경기를 펼치고도 패한다면 어쩔 수 없다. 우리가 못한 것이 아닌 상대가 잘했기 때문이다. 인정할 부분은 인정해야 한다. 하지만 과정과 결과 모두 나쁘다면 적잖은 영향을 받는다.
선 감독도 승리를 바라지 않는 것은 아니다. 개막전을 포함해 결승까지 모든 경기를 승리로 장식 하고 싶은 마음이다. 그러나 승리를 강조하다 혹시 선수들이 부담감을 떠안을까 조심했다.
그러나 적당한 부담감은 오히려 득이 될 수도 있다. 수비 시와 타선에서 들어섰을 때 집중력이 흐트러지는 것도 어느 정도 막을 수 있다. 일방적인 응원 역시 선수들의 승부욕을 더 끌어올리는 기폭제가 될 전망이다.
이날 선발 투수로 나서는 장현식(NC)은 "도쿄돔의 응원이 나를 향한 것이라 생각하겠다"고 당당함을 내비쳤다. '바람의 손자' 이정후(넥센) 역시 "경기장 전체는 도쿄돔이 큰 거 같지만 그라운드는 고척돔이 더 넓다"며 "별로 긴장하지 않고 있다"고 털어놨다.
대표팀의 4번 타자 김하성 역시 도쿄돔을 자신의 무대로 만들 채비를 마쳤다. 그는 "타구가 멀리 날아간다고 익히 들었다. 막상 쳐보니 기대 이상으로 타구가 멀리 날아갔다. 타격폼이 무너질까 봐 나중에는 힘을 더 빼고 타격 연습에 임했다"고 설명했다. 실전까지 감각을 유지한다면 대표팀의 1호 홈런은 김하성의 손에서 나올 전망이다.
실전에 나설 준비를 마친 태극전사들. 그들이 과연 일본 야구의 심장부 도쿄돔에서 태극기를 꽂을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