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16일 캐나다 오타와에 있는 캐나다중앙은행 본부에서 스티븐 폴로즈 캐나다중앙은행 총재와 양국간 통화스와프 협약서에 서명했다고 한은이 밝혔다.
이번 통화스와프는 사전에 한도와 만기를 설정하지 않은 '상설계약'이며 서명 즉시 발효됐다.
양국 중앙은행은 자국 금융안정을 위해 필요하다고 판단될 경우, 통화스와프를 통해 상대국 자금을 자국 금융기관에 공급할 수 있게 된다.
한국이 무기한,무제한 지원 형태의 통화스와프 계약을 맺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 유로존, 일본, 영국, 스위스, 캐나다 등 6개 기축 통화국들은 이런 형태의 통화스와프 계약을 맺고 있다.
캐나다가 기축 통화국 이외에 무기한, 무제한 지원 형태의 통화스와프 계약을 맺은 것은 중국에 이어 한국이 두 번째다.
이 번 한-캐나다 통화스와프 체결은 위기 발생시 강력한 외환부문 안전판을 확보했다는데 의미가 있다.
외환위기 발생시 기축통화를 사전에 정한 한도없이 공급받을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캐나다는 기축 통화국일 뿐 아니라 경제 및 금융안정성이 높아 3대 국제신용평가사로부터 최고수준의 신용등급을 부여받고 있다.
캐나다와의 통화스와프 계약 체결은 다른 5개 기축 통화국들의 통화스와프 네트워크 효과와도 간접 연결될 수 있다고 한은은 설명했다.
이들 국가들이 무기한, 무제한 지원 형태로 상설화된 통화스와프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어 금융불안시 통화가치 안정을 위해 상호협력하기 때문이다.
한은은 통화스와프 체결로 한국 경제의 대외 신인도가 개선되는 효과도 기대된다고 밝혔다.
G-7국가인 캐나다가 여타 기축 통화국들과 맺은 동일한 형태의 표준계약을 맺음으로써 한국을 경제·금융시장 안정성 측면에서 대등한 파트너로 인정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점에서다.
한국은 현재 중국, 호주,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와 역내 금융안전망인 '치앙마이 이니셔티브'(CMIM)를 통해 미국 달러화 기준 1천168억 달러 규모의 통화스와프 협정을 맺고 있다.
아랍에미리트(54억 달러)와의 연장 협의가 마무리되면 5개국 1천222억 달러로 늘어난다.
김동연 경제부총리는 캐나다와 통화스와프 체결에 대해 "위기 발생시 활용 가능한 강력한 외환부문 안전판을 확보했다는데 중대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언론 통화에서 "2008년 한미 통화스와프 이후 가장 의미있는 통화스와프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