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병사의 수술을 집도한 아주대학교병원 이국종 교수는 15일 병사의 상태와 수술 진행상황에 대한 브리핑을 갖고 "총상을 입은 병사는 복부 내 대량의 출혈 상태로 호송돼 왔고, 내장의 관통 부위가 셀 수 없을 만큼 많았다"며 "이 부위에서 무수한 기생충들이 뚫고 나오는 등 상황이 심각했지만 2차례 수술을 통해 봉합을 마쳤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병사의 현재 상태를 '럭비공'에 비유하며 "어떻게 튈지 모르는 상황에서 병사의 상태를 지켜봐야 하지만 재차 복강 수술을 하는 방향으로 가서는 안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병사의 파열된 소장의 내부에서는 다량의 분변과 수 십 마리의 성충 기생충이 발견됐지만 1, 2차 수술을 통해 모두 제거된 상황이다.
가장 큰 기생충의 길이가 27㎝에 달했고, 이에 대해 이 교수는 "20년 이상 외과 생활하면서 이렇게 큰 기생충이 몸 속에서 나온 것은 처음 봤다"며 "손상된 내장에서 기생충이 계속 뚫고 나오는 등 상황은 심각했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병사의 복부와 사지의 다발성 총상에 대해 수술했으며, 15일 오전 9시40분부터 오후 1시 5분까지 진행된 2차 수술을 통해 복부 봉합수술을 종료했다.
현재 이 병사는 사지의 총상 부위에 추가적 괴사조직 제거수술 시행 후 중환자실로 이동했지만, 기생충 등에 의한 합병증이 예상돼 고도의 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 교수는 병사가 갖고 있는 기생충 감염의 경우 장관 파열 후 치명적인 합병증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환자의 병력을 알 수 없는 상태이지만 외형은 키 170㎝ 이하, 몸무게 60여㎏ 가량으로 보고 있다"며 "병사의 영양상태가 불량한데다 기생충 등 미지의 감염이 존재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심페 기능 등이 완전하지 않은 상태로, 가능한 모든 검사를 이용해 확인할 것"이라며 "나쁜 요소가 워낙 많은 상황이지만, 첫 수술 후 열흘 정도 지나야 생명의 위독 수준 등을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북한군 병사는 13일 오후 3시 31분쯤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통해 귀순했다.
이 과정에서 북한군으로부터 총격을 받아 몸 곳곳에 5군데 이상의 총상을 입었고, 군 당국은 이날 오후 4시 40분쯤 귀순 병사를 아주대병원 경기남부권역외상센터에 헬기로 이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