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김 위원장이 직접 트랙터에 올라 시운전을 하는 장면도 공개했다. 김정은의 경제행보는 지난 4일 트럭공장인 '3월 16일 공장'을 시찰한 데 이어 11일 만이다.
경제행보는 국제사회의 고강도 대북제재에 대응해 '자력갱생'을 강조하며 북한 주민들을 동원하고 내부 결속을 도모하기 위한 목적으로 풀이된다.
◇ 트랙터에 직접 올라 탄 김정은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김정은 위원장이 "자력갱생의 혁명 정신을 높이 발휘하여 당이 맡겨준 새형(신형)의 뜨락또르(트랙터) 생산과제를 빛나게 수행한 금성뜨락또르공장을 현지 지도했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공장에서 지난해 개발·생산한 80마력(HP)의 신형 트랙터 '천리마-804'호를 보며 "사회주의 수호전의 철마, 미남자처럼 잘 생겼다"며, "우리 사람들의 체질에 맞게 정말 잘 만들었다. 세계적으로 가장 발전됐다고 하는 트랙터들과 당당히 견줄 수 있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특히 김정은은 "몸소 트랙터에 올라 운전을 하시면서 '천리마-804'호의 성능과 기술적 특성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료해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김정은은 이 트랙터의 부속품 총 3천377종, 1만228개 가운데 3천333종, 1만126개가 자체생산해 국산화 비중이 98.7% 수준이라며 부품 자급률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단순한 윤전기재가 아니라 적대 세력들의 봉쇄의 쇠사슬을 무자비하게 끊고, 경제 강국의 지름길을 힘차게 열어제끼는(열어젖히는) 자력자강의 무쇠 철마"라며 "공장 노동계급은 우리의 앞길을 가로막아보려고 미쳐 날뛰는 적들에게 호된 강타를 안겼다"고 주장했다.
◇ 대북제재에 국산화·자력갱생 강조
김정은이 경제와 민생 행보에 본격 나선 것은 지난 9월말부터이다. 9월부터 과수원, 농장, 신발 공장, 화장품 공장, 트럭공장에 이어 이번에 트택터 공장에 나타난 것이다.
김정은은 특히 이 과정에서 '국산화'를 강조하고 있다. 트랙터 공장에서 국산화 비중이 98.7%라고 말했고, 화장품 공장 방문에서도 국산화 비중을 87% 이상 보장했다고 언급했다.
국제사회의 강력한 대북제재에 대응한 '자력갱생' 차원에서 국산화를 강조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김정은의 경제행보에 대해 통일부는 "어떤 정책의 우선순위가 바뀌었는지 등 주목해서 보고자 한다"고 밝혔다.
◇ 통일부 "경제 행보로 내부 결속 도모"
통일부 백태현 대변인은 이날 언론브리핑을 통해 "북한의 행보에 대해서는 (저희가 파악하기에) 여전히 북한이 핵미사일 개발 완성을 위한 의지가 있고 관련 동향들이 있다"면서도, "최근 트랙터 공장을 현지지도 하는 것 등 경제 분야 쪽에도 많이 치중을 하고 있다. 그래서 이것이 어떤 정책의 우선순위가 바뀌었는지 등 주목해서 보고자 한다"고 말했다.
백 대변인은 "북한이 경제 쪽에 치중을 하면서 내부결속을 다지는 측면들이 있다. 그래서 그런 부분들을 좀 계속 주시해서 좀 보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