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롬비아와 세르비아를 상대한 11월 A매치에서 신태용 감독과 한국 축구대표팀이 얻은 가장 큰 수확은 세계적인 강호와 싸워도 대등하게 경기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다. 이와 동시에 한국 축구는 ‘측면 공격수’ 손흥민이 아닌 ‘최전방 공격수’ 손흥민의 활용 가능성을 확인했다.
손흥민은 개인기가 뛰어난 콜롬비아전에 멀티골을 꽂으며 2-1 승리를 이끌었을 뿐 아니라 신체조건이 앞선 세르비아를 상대로도 활발한 공격시도로 공격의 숨통을 틔게 했다.
14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열린 세르비아전을 마친 뒤 만난 손흥민은 “(포지션은) 감독님이 결정하실 일이라 나는 결정권이 없다”면서도 “공격수의 많은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지만 (최전방 공격수) 옵션이 하나 더 생겼다는 것은 좋은 일이다. 감독님께서 결정하시면 어느 포지션도 뛸 준비가 되어 있다”고 분명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분명 최전방 공격수로 변신한 손흥민은 기대 이상의 경기력으로 상대 수비를 괴롭혔다. 하지만 그는 그라운드 위에서 웃기보다 인상을 찌푸리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많은 유효슈팅으로 상대 수비와 골키퍼를 괴롭혔던 세르비아전이 특히 더 했다.
손흥민은 “(세르비아전은) 유효슈팅은 많았지만 선수들에게는 미안했다”면서 “뒤에서 고생해주는데 공격수가 골을 넣어야 힘이 날 텐데 그러지 못해 미안했다. 그래서 나 스스로 더 화가 났다”고 설명했다.
비록 여전히 자신의 경기력은 만족하지 않은 손흥민이지만 세계적인 강호를 연이어 상대하며 자신감을 얻었다는 점은 만족스러웠다.
“우리가 잘할 때나 못할 때나 응원해주는 팬들을 더 실망시킬 수 없었다”는 그는 “선수들이 잘 하려고 투지 있는 모습을 보여주려고 한 것이 도움이 됐다. 팬의 기대가 더 큰 것을 알고 있다. 앞으로 더 잘하는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마음으로 대표팀 경기에 임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11월 A매치가 끝나고 나면 손흥민 등 유럽리그에서 활약하는 대표선수들은 3월 A매치까지는 사실상 소집이 불가능하다. 소속팀에서 꾸준히 활약하며 스스로 월드컵에 나설 몸 상태를 만들어야 했다.
손흥민은 “이번에도 대표팀에 오기 전 걱정이 많아서 (기)성용이 형과 연락 많이 했다”면서 “아직 (신태용) 감독님과는 편하게 연락하지 못하지만 차두리 코치와 관계가 돈독해 연락을 자주한다. 코치님을 통해 소통하며 더 공부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