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연 차 바레인을 방문 중인 이 전 대통령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대한민국의 발전 경험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며 강연 전문을 첨부했다.
첨부된 강연에선 북한에 대해 "주민을 굶주림 속에 방치하고 인권을 탄압하면서 핵무장과 장거리 미사일 개발에 광분하고 있다"며 "국제사회의 만류와 유엔의 거듭된 결의에도 불구하고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를 계속하면서 도발을 자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강연 말미엔 '빠른 발전 과정에서 정치적 동요가 많았는데 어떻게 사회를 발전시킬 수 있었나'라는 질문에 대해 "서구식 민주주의가 도입되면서 간극이 있어서 충돌의 여지가 있었지만 그래도 비교적 성공적으로 조화시켜 오늘의 결과를 가져왔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산업화와 민주화가 성공적으로 이뤄졌다"고 답했다.
북한의 실패와 남한의 성공을 대조시킨 셈이다. 그러면서 "여러 분야에서 갈등이 있지만, 우리가 이뤄놓은 결과를 훼손시켜서는 안 되겠다는 마음을 갖고 있다"며 "극단적으로 가지 않고, 항상 compromise(타협)해왔고, 지금도 발전해 가고 있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이 전 대통령은 이 같은 문답에 대해 페이스북에선 "대한민국의 역사와 오늘의 현실을 새삼 돌아보게 하는 인상 깊은 질문이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과거 발전의 동력이 갈등의 극복과 타협‧통합 등에 있었지만, 오늘의 현실에는 문제가 있다 인식이 깔려 있다.
그는 현 정부의 적폐 청산에 대해선 "국론을 분열시킨다"고 우려한 바 있다. 앞서 지난 13일 페이스북 글에서도 "오늘날과 같은 성장을 이룩한 비결은 교육과 국민의 단합된 힘이었다"고 썼다.
이 전 대통령이 연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는 것은 이례적인 것이다. 13~14일 연이어 글을 올리기 전에는 지난 9월 28일이 마지막 글이었고, 그 이전 글도 2개월 전인 7월 24일에 작성됐다.
활발한 의견 개진은 자신의 치적을 홍보하면서 현 정부의 적폐 청산은 갈등을 유발하는 행위로 규정, 대조시키 효과를 노린 것으로 보인다. 시기적으론 김관진 전 국방부 장관이 구속되고, 김태효 전 청와대 비서관이 출국 금지되는 등 검찰 수사가 그의 턱밑까지 왔다는 분석이 나오는 시점과 맞물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