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쓴 흥진호 선원들, 간첩 오해받은 사연

배타는 줄 모르는 아내가 보면 쇼크 받을까 걱정하던 한 선원의 요구에서 비롯

(사진=자료사진)
북한에 나포돼 일주일간 억류됐던 흥진호 선원들이 지난달 28일 후보항에 입항했을 때 마스크로 얼굴을 가렸다. 이 때문에 세간에는 흥진호 선원들이 간첩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었고, 정치권에서도 논란이 인 바 있다. 그러나 당시 선원들이 마스크를 썼던 것은 선원들의 요구 때문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는 14일 해양경찰청과 해양수산부로부터 '391 흥진호' 사건에 대한 현안보고를 받았다. 해경에 따르면 선원 가운데 한 명이 '집사람이 우울증이 있어 치료 중인데 배 타는 줄을 모른다. 언론에 나가면 쇼크를 받아 쓰러질 것'이라며 마스크를 요구했다. 그러자 다른 선원들도 요구해 해경이 마스크 10장을 준비해 전달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더불어민주당 김철민 의원은 흥진호 선원 중 북한에 입북하거나 공안 관련 전력이 있는지를 물었다. 또 "복어잡이 선원치고 모두 젊다는 의혹도 있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박경민 해양경찰청장은 입북 또는 공안관련 전력이 있는 선원은 없으며 선원들이 젊다는 데 대해서도 "베트남 선원이 있어 평균 연령이 낮아졌지만, 한국 선원들은 (다른 어선의 선원들과) 비슷한 연령"이라고 해명했다.

이날 회의에서 자유한국당 이완영 의원은 김영춘 해양수산부장관에게 "가족들에게 실종 상황을 통보할 의무가 수협에 있는 것은 문제가 있는 게 아니냐"고 따졌다. 김 장관은 "실종 상황이나 나포상황이 발생하면 제대로 된 매뉴얼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그 부분을 만들어가겠다"고 보완을 약속했다.

같은 당 권석창 의원은 박경민 해양경찰청장에게 흥진호가 10월 21일 새벽 1시 30분에 나포됐고 그날 기상 상황으로 볼 때 침몰할 상황이 아니었는데, 나포 가능성을 전제로 수사하지 않은 이유를 물었다. 박 청장은 "관련자의 진술이 원거리 조업 중이고 안전하다는 진술이 있어 그런 판단을 못 했고 나포로 볼만한 정황이 없어 나포를 염두에 두지 못했다"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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