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총리는 이날 서울 프레스센터에 열린 한국언론진흥재단 저널리즘 컨퍼런스 축사에서 "저는 21년을 기자로 살았다. 이후 기자의 취재대상으로 사는 것이 18년째이다. 저는 반생 동안 언론을 안과 밖에서 체험하거나 관찰해 왔다"며, 이런 비판을 했다.
"20대 청년기자 시절에 '논평은 자유다. 그러나 사실은 신성하다'는 불멸의 격언에 매료됐고, 지금도 그것을 신봉하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세태가 변했다는 것이다.
이 총리는 "언론만이 아니다. 정치도, 사회도 다르지 않다"고 진단했다.
이 총리는 이어 "단재 신채호 선생은 '우리 조선은 주의가 들어와도 조선의 주의가 되지 않고 주의의 조선이 되려 한다'고 개탄하신 적이 있다. 요즘 저는 단재 선생의 한탄을 되새기곤 한다"면서, "이런 병폐의 시정에 언론이 함께 노력해 주시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이 총리는 "과거에는 소수의 유력언론이 일방적으로 발신하는 정보와 판단을 불특정 다수의 대중이 수동적으로 수용했으나 그러나 지금은 불특정 다수의 대중이 쌍방향 또는 다방향으로 발신하는 정보와 판단을 불특정 다수의 대중이 선택적으로 소비하고 유통하고 평가한다"고 말했다.
이 총리는 "이런 극적인 변화는 기술혁신과 인류의 진화로 가능해졌다. 기술은 지구촌의 수십억 인류를 순간에 연결한다. 지식과 정보로 무장한 대중은 더 이상 침묵하는 수동적 소비자가 아니다"며, "이 변화는 분명히 역사의 빛나는 진보이지만, 빛에는 그림자가 따른다"고 지적했다.
이 총리는 "생산자 주권이 약화된 소량 다품종의 시장에 유통자가 주권을 행사하기 시작한다. 발신자와 발신지를 알기 어려운 정보는 신뢰를 담보하지 못한다"며, "끝없는 기술발달은 정보의 무료화를 촉진하면서 산업으로서의 언론의 지속가능성을 위협한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