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춘호는 '시인과촌장'으로 데뷔해 38년여간 국내외 유명 뮤지션들과 호흡하며 연주가 겸 작곡가로 활동했다. 명창 이춘희, 현대무용가 안은미, 작곡가 겸 피아니스트 양방언에 이어 공연을 펼치게 된 함춘호는 자신의 음악 인생을 녹여낸 무대를 통해 아리랑의 매력을 많은 이들에게 알릴 계획이다.
"지금까지 내가 했던 어떤 공연들보다 최고의 무대가 될 것이다". 함춘호는 13일 오전 11시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공연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함춘호는 "준비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고 어떻게 국악적 색깔을 낼 것인가 고민이 많았다"며 "아리랑이 아주 오랜 시간 동안 대중의 한(恨)과 아픔을 노래한 대중가요라는 생각으로 접근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어 "30년 넘게 음악 활동을 하며 대중과 호흡한 사람인 제가 풀어내는 음악이 지금 이 시대가 부르는 아리랑일 수 있겠다는 나름의 해석을 했다"며 "소박하지만 힘 있고 같은 세대를 연주하고 노래하는 아리랑 공연을 선보이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주최 측이 공개한 셋리스트에는 '서곡(밀양아리랑)', '아리랑스케이프(진도아리랑)', '고양이', '사이코', '나의 외로움이 널 부를 때', '어느새', '가시나무', 서른 즈음에', '라디오 천국', '어 나이트 인 서울(A Night in Seoul)', '아이 빌리브(I Believe)', '두 사람', '아라리요', '센티멘탈왈츠아리랑', '아리랑 랩소디', '아리랑 환상곡' 등이 포함됐다.
공연에는 장필순, 유희열, 소울맨 등 음악 동료이자 후배들이 함께한다. 각각 윈터플레이와 아이 엠 낫에서 기타를 담당하는 최우준과 임헌일, 그리고 함춘호가 합동 무대를 펼치는 모습도 볼 수 있다.
함춘호는 "연주자들이 조명받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이번 공연을 통해 세계 시장에서 어깨를 견주어도 뒤쳐지지 않는 실력을 갖춘 연주자들을 한걸음 더 앞으로 끌어내려 한다"고 말했다.
이어 "기타는 록적이고 시끄러울 것이라는 고정관념이 있다"며 "기타가 전통 악기와 마찬가지로 서정적인 연주가 가능하고 한을 잘 풀어낼 수 있는 악기라는 것 보여드리고 싶다"고 덧붙였다.
또한 그는 "그간 해외에서 공연을 펼칠 기회가 많았다. 그럴 때마다 '우리 것'에 대한 고민이 깊어졌다"며 "이번 공연을 준비하며 세계시장에 견줄만한 아리랑을 만들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아직 완벽하진 않지만 문을 여는 키(Key)를 꽂은 기분"라며 미소 지었다.
그러면서 "'아리랑 스케이프'가 아리랑이 세계 시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하는 첫 단추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드러냈다.
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 손혜리 이사장은 "앞서 진행된 '아리랑X5' 공연의 관객 연령층이 놀랄만큼 다양했고 반응이 뜨거워 놀랐다"며 "아리랑은 대한민국 국민 정서의 중심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시리즈 공연이 대중이 우리 전통음악에 대해 한번 더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함춘호 아리랑 스케이프'는 오는 16일 오후 8시 블루스퀘어 아이마켓홀에서 진행되며, 전석 무료로 예매누리집을 통해 관람할 수 있다.(http://www.gung.or.kr/arirang/index.asp, 문의전화 02-597-9880, 580-3276)
아울러 12월 8일에는 시리즈에 참여했던 아티스트들과 시인 오은이 함께하는 '아리랑X5'의 마지막 공연 '아리랑의 마음들'이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