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 동상' 기증식 개최…"동상설치는 상식" vs "원조적폐 반대"

재단 "오늘은 기증식만, 서울시와 협의할 것" vs 시민단체 "기습설치 우려 지켜볼 것"



13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박정희대통령 기념도서관에서 '박정희대통령 탄생 100돌 기념 동상 기증식'이 열렸다. 같은 시각 행사장 앞에서는 동상 건립에 반대하는 시민단체의 반대 집회가 열었다.

박정희대통령기념재단과 동상건립추진모임은 이날 오전 10시 서울 마포구 박정희기념도서관에서 동상 기증식을 열었다.

동상건립추진모임의 조우석 KBS이사는 경과보고를 통해 "오늘 제막식까지 함께 했으면 좋았겠으나, 서울시와의 협의가 되지 않아 기증식만 진행하기로 해 아쉽다"고 밝혔다.

기념재단의 좌승희 이사장은 "대통령 기념관에 대통령 동상을 세우는 건 상식 중의 상식"이라며 "반대하는 사람이 있더라도 서울시 심의위원회에 신청을 해서 판단을 받을 것이며 상식적으로 문제가 풀릴 것이라 기대한다"고 밝혔다.

동상 건립에 반대하는 민족문제연구소 등 시민단체 회원과 주민 100여 명은 같은 시각 기념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적폐 중의 적폐이며 원조 적폐인 박정희의 동상을 서울시민의 땅에 세우겠다는 준동을 결코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들은 "박 전 대통령은 민족을 배반한 친일군인이자 임시정부의 반대편에서 교전을 수행한 적국 장교이자 불법쿠데타와 종신독재로 민주헌정질서를 파괴한 반헌법 인물"이라며 "기념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집회에 참여한 정청래 전 의원은 "박 전 대통령과 마포구와의 인연은 서울시에서 발생한 쓰레기를 난지도에 버린 것 뿐"이라며 "찬반 양론이 대립하는 상황에서 동상건립은 어울리지도 논의의 가치도 없다"고 일축했다.

박정희 대통령 동상 사진 (사진=동상건립추진모임 제공 )
행사 시작전부터 동상 건립에 찬성하는 보수단체 회원과 반대하는 진보단체 회원간의 충돌이 빚어졌다.

오전 9시 20분쯤 보수단체 회원들은 "빨갱이들 물러가라"고 소리쳤고, 진보단체 회원들은 "매국노, 친일파"라며 욕설을 퍼부었다. 곳곳에서 서로 몸을 들이밀며 손가락질을 해댔으나 경찰이 제지해 폭력 사태로까지 번지지는 않았다.

행사와 집회가 진행되는 중에도 대립은 계속됐다. 진보 측에서 "원조 적폐 박정희 동상 거부한다"고 구호를 외치면, 보수 측에서는 "빨갱이들 북으로 돌아가라"고 응답하는 식이었다.

앞서 박정희대통령기념재단은 박 전 대통령 탄신 100주년을 맞아 동상건립추진모임으로 부터 4m 크기의 동상을 기증받아 세우기로 했다. 하지만 동상을 세우기로 한 장소인 박정희기념도서관이 서울시가 제공한 시유지이므로 서울시의 심의가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이에 동상건립에 대한 찬반 양론이 뜨겁게 불붙은 바 있다. 재단 측은 서울시와의 협의가 추진될 때까지 동상 설치를 강행하지 않을 방침이라 밝혔으며, 현재 동상은 경기 고양시 모처에 보관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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