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분야에서 활약해 온 '꾼'들은 희대의 사기꾼 장두칠을 잡기 위해 예측불가능한 팀플레이를 펼치게 된다. 사기꾼들만 골라 속이는 사기꾼 지성(현빈 분)과 담당 검사 박희수(유지태 분), 사기꾼 3인방 고석동(배성우 분), 춘자(나나 분), 김 과장(안세하 분) 등은 각기 다른 목적으로 장두칠의 심복 곽승건(박성웅 분)에게 접근해 장두칠을 쫓는다.
눈여겨 볼 만한 지점은 박희수와 지성이 장두칠을 놓고 펼치는 두뇌싸움이다. 두 사람은 끝까지 서로를 속고, 속이며 가진 패를 내보이지 않는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이 두뇌싸움은 영화가 끝날 때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않게 한다.
'공조'보다 훨씬 능글맞게 변한 현빈의 캐릭터는 영화를 유쾌하게 이끌어 나간다. 감독은 현빈 캐릭터를 홀로 돋보이게 하지 않고 배성우, 나나, 안세하 등 조연들과 함께 있어야 빛나는 팀플레이로 완성시킨다.
'도둑들', '기술자들' 등 사기꾼 '팀'이 등장하는 영화가 늘 그랬듯이 영화는 마지막 반전을 향해 모든 역량을 쏟아붓는다. 보통 이런 영화들에서는 같은 팀인 줄 알았지만 '배신'을 했다는 설정이 클리셰처럼 등장하는데, '꾼'은 이와 반대에 있는 지점을 지향한다. 이 과정에서 범죄 오락 영화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트릭들'이 쓰인 것은 다소 아쉬움으로 다가온다.
아무 생각 없이 즐길 수 있는 범죄 오락 영화이지만 영화는 공권력을 대표하는 검사 박희수와 별 볼일 없는 사기꾼 지성을 끊임없이 대비시키며 과연 어느 것이 진정한 정의인가를 질문한다.
부정 부패한 권력자들에 의해 삶이 망가진 이들이 반대로 덫을 놓고, 권력자들이 그들의 '복수 사기극'에 걸려 망가지는 모습은 또 다른 통쾌함을 선사한다. 그런 점에서
영화는 '권선징악'이라는 주제와 가장 잘 맞닿아 있는 동시에 평범한 이들이 주인공인 현대 영웅담일 것이다. 오는 22일 개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