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10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콜롬비아와 평가전에서 전반 11분과 후반 16분에 손흥민(토트넘)이 차례로 골을 터뜨리며 2-1로 승리했다.
이날 경기에서 신태용 감독은 손흥민을 왼쪽 측면이 아닌 최전방 공격수로 배치했다. 4-4-2 전술의 최전선에 전반은 이근호(강원), 후반은 이정협(부산)과 투톱으로 세웠다. 최근 소속팀 토트넘에서 해리 케인, 페르난도 요렌테 등과 호흡을 맞추며 왼쪽 측면이 아닌 최전방에서 활약하며 골 맛을 보는 등 맹활약에 착안한 전술 변경이다.
결과는 대성공이다. 등 번호 7번이 적인 유니폼을 입고 풀 타임을 소화한 손흥민이 소속팀에서 했던 것 이상을 선보이며 신태용 감독에게 부임 후 첫 승리를 안겼다.
손흥민은 이날 경기에서 전반 11분 한국의 선제골을 넣었다. 이근호가 오른쪽 측면에서 올린 크로스가 권창훈(디종)의 몸에 맞고 절묘하게 상대 문전으로 쇄도하는 손흥민에 연결됐다. 손흥민은 페널티 박스에서 골키퍼를 포함해 상대 수비 4명에 둘러싸인 가운데 침착하게 빈틈을 노려 찬 오른발 슈팅으로 골 맛을 봤다.
이른 시간에 골 맛을 본 손흥민은 한결 가벼워진 몸놀림으로 국제축구연맹(FIFA) 세계랭킹 13위의 강호 콜롬비아 수비를 흔들었다. 상대 수비진 사이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손흥민이 불러온 나비효과는 비단 혼자만의 것은 아니었다. 손흥민이 빠른 발로 상대 수비를 끌고 다니며 생긴 공간을 이근호와 권창훈 등이 적절하게 파고들며 제2, 제3의 공격 기회를 계속해서 만들었다.
결국 손흥민은 후반 16분 다시 한번 최전방 공격수다운 결정력을 선보였다. 후방에서 올라온 공을 잡고 페널티 박스에서 가볍게 드리블을 친 뒤 오른발로 낮게 찬 슈팅으로 이날 경기 자신의 두 번째 골을 뽑았다. 상대 골키퍼가 몸을 날려 막으려 했지만 손가락에 맞은 공은 그대로 골대 안으로 향했다.
손흥민의 맹활약 덕에 신태용 감독 부임 후 급격한 내리막길만 걸었던 한국 축구는 오랜만에 활짝 웃을 수 있었다. 11월 A매치를 앞두고 ‘대표팀에서는 부진하다’는 꼬리표를 떼겠다는 분명한 각오를 밝혔던 손흥민은 콜롬비아를 상대로는 소속팀뿐 아니라 대표팀에서도 제 몫을 하는 ‘에이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