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지 좁아진 안철수, 유승민 손 잡을까?

안철수 측 "호남·햇볕정책 비난은 내부용…유승민, 직접 해명할 것"

국민의당 안철수(왼쪽) 대표와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 (사진=자료사진)
통합파의 탈당으로 바른정당의 원내교섭단체 지위는 무너졌지만, 국민의당과의 '통합' 불씨는 여전히 꺼지지 않고 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외연확장을 강조하고 있고,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 역시 중도보수통합론을 제안하면서 위기에 직면한 두 수장이 손을 잡을 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안철수·유승민 "12월 중도 통합" 한목소리

호남 중진과 일부 의원들의 비난에도 안철수 대표는 바른정당과의 통합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그는 "정체성을 지키면서도 외연확장을 통해 선거에 승리하는 게 정당의 역할"이라며 국민의당 세 확장에 방점을 찍었다. 이어 "당대표로서 그럴 수 있는 여러가지 방법을 찾는 게 저의 의무"라며 "그런 관점에서 정책연대, 선거연대까지 시도해 볼 수 있다는 입장은 변함없다"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바른정당 의원수가 11명으로 줄어들었지만 통합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게 지도부의 입장이다.

안 대표의 비서실장인 송기석 의원은 "오히려 바른정당 창당정신과 개혁 지향성은 당에 남아있는 분들한테 정당성이 있다"며 "저희가 중도개혁으로 더 외연을 확장한다면 일정 부분 함께 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지방선거에서 바른정당과 선거연대에서 나아가 통합까지 가능하다고 하면 적어도 12월 정도까지는 그런 절차들이 이뤄져야 한다"며 12월 통합설에 힘을 실었다.

유승민 의원 등 바른정당 잔류파 역시 통합에 긍정적인 입장이다. 유 의원 등 잔류파 11명이 오는 12월까지 중도 플러스 보수대통합을 적극 추진하기로 한 점도 안철수 대표측의 '통합 시간표'와 상당 부분 일치하는 대목이다.

바른정당 한 의원은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새 지도부가 구성되면 바른정당이 지속될 수 있는 여러 방안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예정인데 국민의당과의 통합도 한 방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 "악마와 손잡아선 안 돼" 호남 중진들 반발…통합 현실화 '글쎄'

양측이 통합 의지를 보이고는 있지만 실현 가능성에는 의문이 제기된다.

안철수 대표의 경우 햇볕 정책과 호남 지역주의를 공격한 유승민 의원과의 통합을 반대하는 호남 중진 의원들로부터 집중 포화를 받고 있는 상황이어서 당내에서 통합론이 힘을 받지 못하는 실정이다.

지난 9일 긴급 모임을 가진 권노갑, 정대철 등 국민의당 고문단은 "고문들의 마음이 이미 당에서 떠났다"며 정체성이 다른 바른정당과는 함께 할 수 없음을 분명히 했다.

천정배 의원과 가까운 박주현 의원은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악마와 손잡는" 행위에 비유했다. 박 의원은 "탄핵에 겨우 찬성했을 뿐인 그런 당(바른정당)으로부터 호남, 햇볕정책을 벗어나라는 얼토당토않은 훈수를 들어야 하나"며 "그런 말을 들어가면서까지 통합할 이유가 없다"고 안 대표를 공개 비판했다.

그러나 안 대표측은 바른정당과 안보 정책에 큰 차이가 없는 만큼 통합에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안 대표의 핵심 측근은 "김동철 원내대표가 전술핵 배치를 주장하고 안 대표도 한미양국간 핵 공유협정을 맺어야 한다고 하는데 바른정당과 다를 게 뭐냐"고 말했다.

호남 정당 지적에 대해서도 "호남 지역구가 많은 건 사실이지만 전국 정당으로 나아가자는 걸 누가 반대하냐"며 "유 의원도 호남 출신의원들에게 당이 좌지우지되는 상황을 언급한 것"이라고 두둔했다.

안 대표측은 유 의원에게 햇볕정책과 호남 지역주의를 비판한 데 대해 당내 반발 움직임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관계자는 "유 대표측이 해당 메시지는 한국당으로의 이탈을 막기 위한 내부용 메시지였다고 해명을 해 왔다"며 "조만간 유 대표가 직접 해명할 자리가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안 대표가 통합의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는 가운데 국민의당은 오는 21일 의원총회를 열고 노선투쟁 등 당 진로를 결정할 '끝장 토론'을 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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