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절임배추 가격은 10%25이상 인상
정부가 올해 4인 가구 기준 김장 비용을 24만원 대로 지난해 보다 낮게 전망했지만, 실제 김장비용은 지난해 보다 오히려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 김장용 가을배추 생산량 증가…도·소매 가격 폭락
이에 따라, 지난 10일 가을배추 소비자 가격은 상품 1포기에 2천597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3천320원 보다 21.8%나 폭락했다.
이처럼 올해 가을배추 가격이 떨어진 것은 재배면적이 크게 늘어났고, 작황까지 좋아서 생산량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가을배추 재배면적은 1만3천674ha로 지난해 보다 20%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여기에, 10a 당 생산량도 1만752kg으로 지난해 보다 9% 정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올해 가을배추 생산량은 지난해 보다 30% 증가한 147만톤에 달할 것으로 관측됐다.
◇ 절임배추 소매가격은 지난해 보다 오히려 급등…대형마트 10~20%25 올려받아
그런데, 이처럼 가을배추 생산량 증가로 도.소매 가격이 모두 하락했는데도 불구하고 최근 소비가 늘고 있는 절임배추는 소비자 가격이 오히려 크게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aT가 최근 대형마트를 대상으로 절임배추 소비자 판매가격을 조사한 결과, 홈플러스는 절임배추(10kg)를 1만8천650원에 판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1만6천원에 비해 16.6%나 비싼 가격이다.
또한, 이마트는 지난해 2만800원에서 올해는 2만2천800원으로 9.6%나 올렸다. 롯데마트는 지난해 1만4천950원~1만9천800원에 판매했으나 올해는 1만8천500원에 판매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농협 하나로마트의 경우도 절임배추(10kg) 예약판매 가격이 지역 농협에 따라 지난해 1만2천900~1만7천900원에서 올해는 1만5천900원~1만8천500원으로 많게는 20% 이상 올려 받고 있다.
대형 마트 관계자는 "작년에는 절임배추 박스를 10개 이상 구입하거나 패밀리카드를 이용하는 고객들에게 많게는 15% 이상 할인을 해줬지만 올해는 이런 할인행사를 하지 않아서 상대적으로 절임배추 가격이 오른 것처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배추 값이 떨어졌다고 하지만 배추절임용 소금가격과 인건비 등이 지난해 보다 아무래도 올랐기 때문에 절임배추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 절임배추 소비시장 확대…배추 값 하락해도 소비자 혜택은 없어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달 말에 발표한 '2017년 김장채소 수급동향 및 전망'을 통해, 올해 김장비용은 4인 가구에 김치 20포기를 기준으로 24만4천원이 소요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지난해 27만4천원에 비해 11%인 3만원이나 떨어진 것으로 그만큼 소비자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올해 김장을 담그는 가정의 52%가 사용할 것으로 예상되는 절임배추의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결국 정부의 이런 예측은 빗나갈 것으로 보인다. 김장비용이 오히려 더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도매시장 관계자는 "절임배추 10kg이라고 해봤자 생배추를 기준으로 하면 2포기 정도가 되는데, 20포기를 담근다고 할 때 절임배추 구입비용이 지난해 보다 최소 2~3만원 이상 더 들어간다고 봐야 한다"며 "올해 고추가격이 오른 것을 감안하면 전체적인 김장비용은 지난해 보다 많이 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처럼 가을 김장 시장에서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절임배추의 가격이 수급의 영향을 받지 않고 계속해 오름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통제할 마땅한 근거가 없기 때문이다.
도매시장 관계자는 "1년 내내 절임배추를 생산하는 것이 아니고 김장철에 농촌 마을 단위로 반짝 시장이 형성되기 때문에, 가격은 물론이고 품질 관리도 어렵다"며 "소비자들은 가급적 해썹(HACCP, 안전관리인증기준) 절임배추를 구입하는 게 좋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