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우파 재건을 위한 불가피한 출당이었음을 강조하며, 텃밭 대구‧경북(TK) 달래기에 나선 셈이다. 이승만‧박정희‧김영삼 전 대통령의 사진을 당사에 걸고, 문재인 정부와 한판 붙겠다고 선포하는 등 보수 적통을 계승하겠다는 의지 역시 피력됐다.
홍 대표는 이날 대구에서 열린 '박정희에게 길을 묻다' 토크콘서트에 참석, "박 전 대통령을 출당한 것에 서운한 점이 좀 많을 것"이라고 운을 뗐다. 이어 "보수 우파 세력이 살기 위해선 출당을 안 할 수 없었다"며 문재인 정부의 탄압에 의한 불가피한 선택이었음을 강조했다.
그는 박 전 대통령의 1~2심 판결이 당초 각각 지난 10월과 내년 2월로 예정됐는데, 3심 이후 재판이 언론의 관심에서 멀어지는 현상을 문재인 정부가 역이용했다는 논리를 폈다. 1~2심을 내년 6월 지방선거 전으로 맞춰 정치적으로 활용하려 한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홍 대표는 "(문재인 정부가) 무리하게 구속 기간 6개월을 더 연장한 것"이라며 "대심(3심)을 지선까지 끌고 가야 된다. 그걸(재판 결과를) 같이 묶어서 '한국당이 적폐세력이다', 그것 갖고 선거하려고, 저들의 속셈 빤한데 그 속셈을 알면서 따라갈 수가 있느냐"고 되물었다.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정치 재판에 이용당하지 않기 위해 일단 박 전 대통령을 출당시켰다고 주장한 셈이다.
홍 대표는 "보수 우파 세력이 살아야 나중에 박 전 대통령도 살 것 아니냐"라며 "같이 다 죽자고 하면 나중에 한국의 보수 우파는 누가 지키나, 누가 살리나"라고 연이어 강조했다. 보수 재건을 위해 욕먹을 각오하고 내린 정치적 결단이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자신이 지난 2011년 한나라당 대표 재임 당시 디도스(DDOS) 사건 당시 무관함에도 사퇴했듯이 박 전 대통령도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변했다.
홍 대표도 이 같은 반대흐름을 의식한 듯 박 전 대통령을 제외한 보수출신의 다른 대통령을 띄우고 현 정부와는 대립각을 세우는 전략으로 맞섰다.
그는 토크콘서트에 앞서 치러진 아시아미래포럼21 토론회에서 "다음 주 최고위원회의 논의를 거쳐 여의도 당사에 대한민국 건국의 아버지 이승만 전 대통령, 조국 근대화의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 민주화의 아버지 김영삼 전 대통령의 사진을 걸겠다"고 밝혔다.
특히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해 "공과가 있지만 이 민족에 끼친 영향은 참으로 대단하다. 강단과 결기, 추진력을 보면 대한민국 지도자 가운데 그만한 지도자가 없었다고 생각한다. 저는 박 전 대통령을 존경한다"며 한껏 치켜세웠다.
토론회 도중 과거 이명박 정부 당시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정치보복을 사과할 생각이 없느냐는 질문에 "사과하라는 것은 굴복하라는 것인데 그것은 할 수 없다. (문재인 정부와) 한판 붙겠다"고 엄포를 놨다.
홍 대표는 또 고(故) 변창훈 검사의 투신 사망 사건을 거론하면서 "SNS를 보면 (이 정권을) '자살 정권'이라고 한다. 공수처라도 만들어 정권의 개 노릇을 하는 검찰을 견제해야 하지 않나 생각을 했다"고 비판했다. 국가정보원의 청와대에 대한 특수활동비 상납 의혹에 대해서도 "자기들 시대에도 특활비를 쓴 게 있다. 그런데 국정원의 메인 서버에서 자기들 것은 싹 빼고 이명박·박근혜 정권 시절의 내용만 보고 있다"며 맹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