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탄 관통'으로 사망한 경찰관, 과거 "야간근무 힘들다"

과거 우울증 앓아 병원 치료 받은 적도

사진 왼쪽 ‘관계자외 출입금지’라고 쓰여진 문을 통해 A 경위가 숨진 대기실로 들어갈 수 있다(사진=박종환 기자)
지구대 대기실에서 숨진 채 발견된 인천의 한 경찰서 소속 경찰관은 총탄 관통으로 인한 뇌출혈과 머리뼈 골절 등으로 사망한 것으로 드러났다.

인천지방경찰청은 서울과학수사연구소에서 남동경찰서 소속 모 지구대 A 경위(49)에 대해서 부검을 실시한 결과, 총구를 관자놀이 우측에 대고 총을 발사해 총탄이 좌측으로 관통하면서 뇌출혈과 머리뼈 골절을 일으켜 사망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10일 밝혔다.

A 경위는 이날 새벽 1시 18분쯤 지구대 대기실에서 머리와 코에 피를 흘리며 쓰러진 채 발견돼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결국 숨졌다.

근무교대 시간인 새벽 1시가 넘었는데도 순찰팀장인 A 경위가 나오지 않자, 다음 휴식조원 중 1명이 대기실에 갔다가 피를 흘린 채 쓰러져 있는 A 경위를 발견했다.

발견 당시 A 경위 소유의 38구경 권총이 바닥에 떨어져 있었고 총탄도 방안에서 발견됐다.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은 A 경위의 권총이 당시 현장에 있었던 것으로 미뤄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유족들은 A 경위가 평소 야간근무가 힘들다는 말을 자주 하고 우울증을 앓아서 병원 치료를 받은 적이 있다고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순찰팀장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순찰할 때는 물론 휴식·대기 중일 때도 총기를 휴대하도록 돼 있다.

지구대 상황실에서 대기실 사이에는 문이 3개나 있고, 당시 상황실에서는 사건처리로 인해 소란스러워 근무자들이 총소리를 듣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구대 인근 모 아파트 종합관제실 관계자는 "주민들로부터 들어오는 민원 일지를 적고 있지만, 간밤에 총소리를 들었다는 문의전화는 없었다"고 전했다.

A 경위는 순경 1명과 전날 밤 8시부터 이날 오전 9시까지 2인 1조로 근무하는 순찰조에 편성됐으며, 전날 밤 11시쯤부터 이날 새벽 1시까지는 대기시간이 주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A 경위와 함께 대기실에서 휴식을 취하던 순경 2명은 새벽 12시 20분~30분쯤 대기실에서 나와 탈의실에 있었으며, A 경위는 12시 42분쯤 탈의실에 있는 순경들에게 ‘안 자느냐’고 묻고는 다시 대기실로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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