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트럼프 첫 만남 '보온루'로 택한 진짜 이유

미국, 1901년 의화단 사건 배상금 탕감…"양국간 협력 강조 의도"

자금성 내 보안루. 사진=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 캡처
2박 3일간(8~10일) 중국을 국빈 방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첫 만남이 이뤄진 곳은 자금성 내 보온루다.

양국 정상은 보온루에서 차를 마시며 담소를 나눈 뒤 태화전·중화전·보화전 등 황제가 걷던 길을 함께 걸었다. 이후 창음각에서 경극을 관람하고 건복궁에서 만찬을 즐겼다.

보온루는 자금성 내 유일한 석조 건물로, 과거 황실의 보물 창고였다. 1913년 북양 정부가 선양 고궁과 허베이 청더 피서산장에 소장된 문물의 베이징 이전을 결정하면서 1915년 완공됐다. 지금은 역사진열관으로 바뀌었다.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는 10일(현지시간) "양 정상의 첫 만남 장소로 보온루를 택한 건 양국간 협력을 강조하기 위해서"라며 "미국의 배려 덕분에 보온루를 건립할 수 있었다"고 보도했다.

청나라 왕조는 1899~1901년 의화단 사건(Boxer rebellion) 후폭풍으로, 미국을 포함 8개 나라에 막대한 배상금을 지불해야 하는 처지였다. 하지만 당시 미국의 루즈벨트 대통령이 이를 탕감해줬다.


중국은 탕감받은 금액으로 보완루를 건립했으며, 미국에서 유학하는 학생을 위한 장학금 제도를 마련하고 베이징에 칭화대학교를 세웠다.

서양 열강이 자국의 이권을 뜯어가자 청나라 개혁파는 외세 배척을 기치로 외국인 선교사를 죽이고 공장과 교회를 파괴하는 등 폭동을 일으켰지만 미국 등 8개 연합군에 격파됐다.

1901년 북경의정서가 성립되면서 사건이 마무리됐지만 청나라는 엄청난 배상금을 물어야 했다.

사진=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 캡처
레닌대학 진 카롱 교수(국제관계학)는 "보안루를 차담회 장소로 정한 건 미국에 '양국 간에 반목 대신 협력이 필요하다'는 강력한 신호를 보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국 정상이 이날 만찬을 즐긴 건복궁은 미국과 역사적으로 관련이 없지만 자금성에서 중국 주석이 외국 정상과 식사한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가 보도했다.

자금성은 명·청대의 황실 궁전으로 1987년 유네스코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추천기사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