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TN 개혁은 숙명이자 생존… 최남수 사장 내정자 반대"

[현장] 언론노조, 한전 앞 항의 기자회견

전국언론노동조합은 10일 낮 12시 서울 중구 을지로 한국전력 서울지역본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YTN 대주주인 한전KDN에 최남수 씨 사장 내정을 즉각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사진=김수정 기자)
10일 낮 서울 중구 을지로 한국전력 서울지역본부 앞에는 '어려울 때 도망가고 이제 와서 주인행세', '박근혜표 이사진은 YTN 정상화 방해 말라', '두 번이나 탈영하고 지휘관이 웬 말이냐' 등의 손팻말을 든 이들이 모여 있었다. 지난 5일 YTN 새 사장으로 내정된 최남수 씨에 대한 '반대' 의사를 밝히고, 이사회에 지명 철회를 촉구하기 위해서였다.

전국언론노동조합(위원장 김환균, 이하 언론노조)은 이날 'YTN 대주주는 최남수 사장 내정 즉각 철회하라' 기자회견을 열었다.


언론노조 오정훈 수석부위원장은 "YTN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보도채널로 역할을 해 오다 모진 압박과 박해를 받아 해고자 6명이 생겼고 엄청난 시련을 겪은 후 겨우 회사로 돌아온 방송"이라며 "그런데 공적 구조를 가진 YTN이사회는 무노조 원칙을 자랑삼아 밝혀 온 머니투데이그룹에 있었던 최남수 씨를 선정했다"고 말했다.

오 수석부위원장은 "YTN은 지난 9년간의 고통의 세월을 뒤로 하고 정상화의 길로 들어가려는 중이다.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내부 구성원들을 다독이고 화합하며 신뢰할 수 있는 대표"라면서 최 내정자는 힘겨운 시기 YTN을 두 번이나 떠났던 사람이므로 부적격하다고 강조했다.

신문통신 노동자를 대표해 발언한 경향신문지부 한대광 지부장은 "머니투데이 회사 소개 안내문에 보면 언론계에서 유일하게 '무차입 무어음 무노조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고 돼 있다. 최남수씨는 이런 머니투데이그룹 방송의 전 사장이었다"고 밝혔다.

한 지부장은 삼성 출신 인사가 만든 포커스뉴스에서 노조 설립이 이뤄지자 3일 만에 폐업 신고를 한 점, 머니투데이그룹이 인수한 뉴시스에서는 사측이 교섭을 해태해 노조 교섭권을 언론노조가 인수한 점 등을 들어 '무노조 언론'에서 벌어진 폐해를 지적했다.

그러면서 "무노조 경영에 길들여져 있고 그 선봉에 서 있던 최남수 씨는 오히려 공정보도와 공정방송을 짓밟을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끝까지 YTN 투쟁에 함께할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 5일 YTN 새 사장으로 내정된 최남수 전 머니투데이방송 대표 (사진=YTN 제공)
YTN지부 박진수 지부장은 "아침이 더디고 밤이 너무 길다. 군데군데 적폐가 잔존해 촛불민심과 시대정신을 가로막고 있다"며 "(해고자 6명이 발생한) 2008년 10월 6일이 30년 만에 해직사태가 나고 언론장악이 됐던 투쟁 첫 날이었다면 2017년 11월 일은 적폐 잔당들에 대한 투쟁 1일이 될 것"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박 지부장은 "언론을 사회적 공기라고 한다. YTN의 지배구조가 공공기관에 있는 것도 그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YTN을 국민에 돌려드린다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알았다. 우리는 국민을 바라보는 방송을 위해, 공정언론을 위해 나가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공적책임을 다해야 YTN 생존도 담보할 수 있다. (새 대표자는) 공적가치를 위해 헌신한 경험이 있어야 한다. 연수 보내놨더니 삼성으로 가고, 다시 (YTN에) 왔다가 조직 생사가 암울한 2008년 3월, 보도채널 만든다는 방송사에 가서 보도본부장, 부사장, 사장까지 역임했다. 그 자가 YTN에 오겠단다. 구성원들이 받아들일 수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박 지부장은 "YTN의 변화와 개혁은 생존이자 숙명이다. 이를 거역한다면 YTN이 과연 떳떳한 방송으로 일할 수 있겠나"라며 "투쟁을 끝까지 지켜봐 달라"고 당부했다.

앞서 YTN이사회는 지난 5일 오전 고광헌 전 한겨레 대표이사, 우장균 YTN 부국장, 최남수 전 머니투데이방송 대표이사 등 사장 후보자 3인 중 최 전 대표를 내정한 바 있다.

YTN의 대주주는 한전KDN(21.43%), ㈜한국인삼공사(19.95%), 미래에셋생명보험㈜(14.98%), 한국마사회(9.52%), 우리은행(7.40%) 등 주로 공기업으로 구성되어 있다.

언론노조는 오늘(10일) 한전을 시작으로 한국인삼공사, 한국마사회 등 건물 앞에서도 '최남수 씨 내정 철회 촉구 기자회견'을 이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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