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메스 차출 논란, 한국도 같은 고민을 한다

해외 리그서 활약하는 주축 선수의 컨디션 조절 최대 숙제

유프 하인케스 바이에른 뮌헨 감독은 부상 복귀 후 좋은 활약을 하는 하메스 로드리게스가 콜롬비아 대표팀에 차출되자 강한 불만을 터뜨렸다.(사진=하메스 로드리게스 공식 트위터 갈무리)
국제축구연맹(FIFA) 세계랭킹 62위 한국도, 13위 콜롬비아도 ‘에이스’ 고민은 같았다.

독일 분데스리가 바이에른 뮌헨의 유프 하인케스 감독은 지난 5일(한국시각)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와 2017~2018시즌 분데스리가 11라운드를 마친 뒤 소속 선수 하메스 로드리게스의 대표팀 차출을 두고 강한 불만을 터뜨렸다.

하메스는 이 경기 후 한국, 중국과 원정 평가전을 치르는 콜롬비아 대표팀에 차출됐다. 하인케스 감독의 불만은 하메스가 시즌이 한창 진행 중인 가운데 대표팀 합류를 위해 장거리 비행을 감수해야 한다는 점이었다.

다소 황당한 발언이나 올 시즌 초반 부상으로 고생했던 하메스가 컨디션을 회복해 주축 선수로 활약하는 하메스를 향한 분명한 애정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하인케스 감독의 불만에 호세 페케르만 콜롬비아 대표팀 감독은 9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하메스가 독일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 그런 반응은 당연하다. 어느 클럽의 감독도 (경기 후 장거리 비행하는) 그런 스케줄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페케르만 감독은 “하메스가 독일에서 좋은 활약을 하는 것처럼 콜롬비아 대표팀 역시 하메스가 꼭 필요하다. 월드컵 준비를 위해서는 우리도 하메스는 꼭 필요한 선수”라며 “FIFA가 결정하는 A매치 일정은 나도 불만스럽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핵심선수라고 할지라도 부상이 있는 선수는 과감하게 제외하는 콜롬비아와 달리 대표팀 가용자원이 풍부하지 않은 한국은 유럽리그에서 활약하는 선수의 위험부담이 더 클 수밖에 없다.(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선수 차출을 둘러싼 클럽과 대표팀의 줄다리기는 비단 콜롬비아만의 걱정은 아니었다. 한국 역시 마찬가지다.

지금까지도 한국 축구를 대표하는 인물 중 하나인 박지성 대한축구협회 유스전략본부장은 지난 2011년 30세 젊은 나이에 대표팀에서 은퇴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활약하는 박지성은 대표팀 소집을 위해 장거리 비행이 불가피했다. 하지만 아픈 무릎 탓에 결국 대표팀을 떠나 선수 생활 연장을 택했다.

과거에 박지성이 그러했듯 2017년 현재도 기성용(스완지 시티)과 손흥민(토트넘 핫스퍼),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 권창훈(디종) 등 유럽에서 활약하는 대표팀 주축 선수는 대표팀 소집에 맞춰 소속팀 경기 후 곧장 장거리 비행에 나서야 했다.

‘신태용호’의 주장 기성용은 “해외에서 뛰는 선수들이 경기 끝나도 오는 것은 당연히 어려움이 있다. 힘들고 피곤하지만 대표팀에 올 때는 항상 책임감을 갖고 온다”면서 국가대표의 경기장 밖 숨은 고충을 소개했다.

이번 한국, 중국 원정에 콜롬비아는 간판 공격수 라다멜 팔카오(AS모나코)와 골키퍼 다비드 오스피나(아스널)를 제외했다. 최근 부상에서 복귀해 소속 팀에서 회복에 매진할 수 있도록 장거리 원정의 부담을 줄여주려는 페케르만 감독의 의도다.

평소 풍부한 대표팀 가용 자원을 확보하고 부상 선수를 배려하는 대표팀 운영의 노하우는 축구 강국의 면모를 분명하게 보여주는 대목이다. 대표팀은 소속팀에서 출전 기회가 없는 선수에게 재기의 기회를 주는 곳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하게 보여줬다. 콜롬비아는 스타 플레이어가 많아서가 아니라 효과적으로 활용할 줄 알아서 축구 강국이 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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