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은 9일(현지 시각)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남자프로테니스(ATP) 넥스트 제너레이션 파이널스(총상금 127만5000 달러) A조 3차전에서 잔루이지 퀸치(306위·이탈리아)를 3-2(1-4 4-1 4-2 3-4<6-8> 4-3<7-3>)로 따돌렸다. 조별리그 3연승이다.
이 대회는 21세 이하 선수들 중 세계 랭킹 상위 8명이 나서 쟁패한다. 2개 조로 나눠 조별리그를 펼친 뒤 4강 토너먼트로 우승자를 가린다.
A조 1위를 차지한 정현은 4강에서 B조 2위 다닐 메드베데프(65위·러시아)와 맞붙는다. 4강전은 한국 시각으로 11일 오전 5시에 열린다. B조 1위는 보르나 초리치(48위·크로아티아)로 A조 2위 안드레이 루블레프(37위·러시아)와 맞붙는다.
정현으로서는 시원한 설욕전이었다. 퀸치는 2013년 윔블던 주니어 단식 결승에서 정현에 0-2 패배를 안겼던 선수. 이날도 정현을 풀세트까지 가는 접전으로 괴롭혔다. 그러나 결국 정현이 승리를 안았고, 퀸치는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경기 후 정현은 4년 전 퀸치와 결승에 대해 "당시 준우승에 그쳤지만 처음 메이저 대회 주니어 결승에 오른 것만으로도 기뻤다"면서 "퀸치는 주니어 세계 1위를 할 정도로 실력이 뛰어난 선수인데 성인 무대에서 다시 만나 반가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왜 이렇게 잘하는지 나도 모르겠다"면서 "코트에서 경기를 즐기고, 항상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하다 보니 경기력이 향상되는 것 같다"고 3연승의 비결도 설명했다.
올해 성과에 대해 정현은 "생애 처음으로 메이저 대회(프랑스오픈) 3회전에서 니시코리 게이(일본)와 경기하고 투어 대회 준결승까지 올랐다"면서 "개인 최고 랭킹(44위)을 달성하기도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