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부 SNS엔 외식·여행 사진 가득
- 살인의도 없다? 감형 이유 안돼
- 가해자 반성 기미 없어…항소할 것
- 10대 준비되지 않은 출산, 교육 필요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미정)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박미정 씨 (사망 아동 외할머니), 공혜정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대표)
◆ 박미정> 예, 예.
◇ 김현정> 어제 재판정에 계셨죠?
◆ 박미정> 네.
◇ 김현정> 15년형이라는 얘기를 듣고는 어떠셨어요?
◆ 박미정> 하늘이 무너지는 줄 알았습니다. 제 살이 찢기고 피가 터지는 것 같은 그런 심정이고요. 저는 지금 숨을 쉴 수가 없습니다. 저는 항문에 괴사까지 당해가면서 속 내장까지 다 내려앉아 죽은 아이를 생각하니까 너무너무 고통스럽습니다.
◇ 김현정> 지금 하신 그 말씀은 제가 보도로 못 봤던 이야기인데. 그러니까 아이가 숨져 있을 때 개목줄에 묶여서 이제 3일 만에 숨진 채 발견이 됐는데 그때 발견 당시 모습이 아주 끔찍했군요?
◆ 박미정> 네.
◇ 김현정> 어떤 식이었던 건가요?
◆ 박미정> 항문에 괴사가 왔대요.
◇ 김현정> 괴사? 짓물러서?
◆ 박미정> 너무 짓물러서 항문에 괴사가 오고 내장까지 다 녹아내려앉아서 그래서 죽은 거예요. 말라 죽은 거예요. 물을 한 모금도 주지도 않고요. 애가 너무 말랐어요. 제가 장례식에 갔는데 애가 뼈가 나무젓가락 같아요, 나무젓가락. 너무너무 진짜 그것 생각하면 저는 목구멍에 밥도 안 넘어갑니다.
◇ 김현정> 지금 이제 많이 힘드시겠지만 할머니, 조금만 진정을 하시고 지금 청취자들이 이 사안을 판단하시려면 우리가 이 사건을 괴롭지만 다시 떠올려볼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2014년에 따님하고 현준이 아빠하고 현준이를 낳은 후에 혼인신고를 했어요. 그때 나이가 좀 어렸더라고요, 둘 다.
◆ 박미정> 네. 어렸습니다.
◇ 김현정> 그리고 나서는 키울 힘이 없으니까 외할머니가 주로 아이를 키우시다가 둘이 이혼을 하면서 지금 현준이 아빠가 아이를 데려간 거군요.
◇ 김현정> 양육권을 그쪽으로 넘긴 거군요? 그러니까 어쩔 수 없이 할머니는 키우던 아이를 내줄 수밖에 없는 상황. 그렇게 해서 잘 키웠으면 됐는데 그때부터 학대가 시작이 된 거군요?
◆ 박미정> 그런 것 같아요.
◇ 김현정> 그 현준이 아빠가 재혼을 했죠. 아빠하고 계모하고 둘 다 직접 학대를 한 거랍니까?
◆ 박미정> 직접 학대를 했습니다. 그게 모를 수가 없잖아요.
◇ 김현정> 할머니는 사실은 그동안 모르시다가 이번 경찰의 조사 결과를 보면서 아마 기겁을 하셨을 텐데. 그래서 아이 발견했을 때는 멍든 자국, 찢어진 자국 말도 아니었다면서요.
◆ 박미정> 네. 그리고 제가 부검하고 와서 냉동고에 있는 애를 봤는데요. 제가 키울 때는 얼마나 애가 토실토실하고요.
◇ 김현정> 아니, 할머니. 그러면 좀 아이를 보게라도 해 달라고 중간중간에 문자라도 해 보시지 그러셨어요. 연락이라도.
◆ 박미정> 전화번호를 바꿔버리고 아예 연락이 안 되더라고요.
◇ 김현정> 처음에는 연락이 되기는 됐어요, 처음에는?
◆ 박미정> (처음에는) 연락이 됐어요.
◇ 김현정> 됐어요? 보여달라고 하는데 안 보여주던가요?
◆ 박미정> 안 보여주고 올 1월 1일날도 저한테 데려다준다고 그랬거든요. 키우라고 저한테 데려다준대요. 그래서 제가 이제 구청 같은 데 가서 이제 애를 저한테 입적을 시켜야지 서류를 만들 수 있다고 해 가지고 제가 그렇게 준비까지 했다고요. 그러다가 이제 또 3월 12일날 만났어요. 저를 만나러 오면서 애를 개목줄에 묶어놓고 왔던가 봐요. 그 진술내용의 날짜를 들었는데 제가 거기에서 기절하는 줄 알았어요, 진짜 재판장에서요. 1월 1일날 저한테 데려다준다고 얘기한 그 당시부터 7월 12일날 죽었으면 한 8개월간을 애를 그만큼 학대를 한 거죠.
◇ 김현정> 아이 아빠의 직업이 뭔가요?
◆ 박미정> 없습니다.
◇ 김현정> 계모, 새엄마도 22살이던데. 그러면 새엄마는 직업이 있습니까?
◆ 박미정> 없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직업이 따로 없으면 얼마든지 아이를 키울 시간은 있었다는 이야기인데. 그러면 애를 그렇게 해 놓고 부부는 뭐한 겁니까?
◆ 박미정> 자기들은 놀러 다녔죠.
◇ 김현정> 그러니까 숨진 날도 새벽 3시까지 술을 마셨다고 그러던데.
◆ 박미정> 네. 애가 어지럽히고 말 안 듣고 한다고. 그래서 그렇게 묶어놓고 그런 식으로 했답니다. 애가 3살이... 잘 울지도 않는 애입니다. 그런 애를 울지도... 배고파서 우유 줄 때 돼도 배고파도 울지도 않습니다. 자기 혼자 잘 놀아요.
◇ 김현정> 아니, 그리고 어지렀으면 얼마나 어지른다고. 3살이 어지르는 게 정상 아닙니까?
◆ 박미정> 맞습니다. 상식적으로... 또 그 집에 개까지 키웠습니다.
◇ 김현정> 그 와중에 또 반려견이 있었어요?
◆ 박미정> 네. 개는 개목줄 안 해 놓고요. 우리 현준이는 개목줄 해 가지고 묶어놨다는 게 그게 말이 됩니까? 그게 사람으로서 할 수 있는 일입니까? 죽이려고 작정하지 않고는 그렇게 못합니다.
◇ 김현정> 이런 상황에서 지금 15년이 나왔습니다. 구형은 25년이 됐는데 실제 형은 15년. 어떻게 생각하세요?
◆ 박미정> 저는 선고가 잘못됐다고 생각합니다. 애를 하나 죽였는데, 사람을 죽였는데 15년이라고 하는 것은 말이 안 됩니다.
◇ 김현정> 15년 살고 나오면 몇 살이 되는 거죠?
◆ 박미정> 마흔도 안 됩니다.
◇ 김현정> 마흔도 안 되는. 당연히 항소를 하는 거죠?
◆ 박미정> 네. 합니다.
◇ 김현정> 할머니, 현준이 얼굴이 그냥 지금도 아른아른하시겠어요.
◆ 박미정> 방으로 이 방, 저 방 거실로 해서 쫓아다니던 게 눈에 선해서 저는 진짜 미칩니다, 지금. 제 뒤만 졸졸 따라다녔습니다. 제가 준 사랑 외에는 다른 사람한테 그렇게 사랑을 못 받았다는 게 너무너무 분통이 터져요. 저 같은 사람은 힘이 약하잖아요. 제발 같이 좀 해 주셔가지고 저 인간들을 악마들을, 저는 악마라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자식을 낳았다고 해도 죽일 권리까지는 없습니다.
◇ 김현정> 힘내시고요. 지금 말씀하신 것처럼 아마 국민들이 다 이 사건을 끝까지 지켜볼 겁니다. 힘을 모을 겁니다. 걱정하지 마시고요. 건강 챙기셔야 되겠습니다. 오늘 이렇게 어려운 인터뷰 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박미정> 네.
◆ 공혜정> 안녕하십니까.
◇ 김현정> 이 사람들이 반성을 하고 있고 자라온 환경도 불우했고 또 다른 아이가 있답니다. 그 다른 아이도 키워야 되고. 그리고 살인 의도는 없었기 때문에 15년형. 이거 중형이다, 라면서 지금 내려진 거거든요. 어떻게 보세요?
◆ 공혜정> 아동학대사건에서는 이 사람들이 지금 살인이 아니고 학대치사로 지금 기소가 된 거거든요.
◇ 김현정> 맞아요. 학대치사입니다.
◆ 공혜정> 살인의 의도를 갖고 있다기보다는 학대를 하는 과정에서 아이가 사망을 한 것이기 때문에 그 의도에 대해서 형을 논한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 것 같고요. 그리고 이제 반성을 하고 있다라고는 얘기는 하는데 제가 각 재판마다 가서 참석을 해 본 결과 사망한 아이에 대한 미안함의 표시는 전혀 보이지 않았고.
◇ 김현정> 그래요?
◆ 공혜정> 지금 양육하고 있는 딸에 대해 걱정을 많이 하면서.
◇ 김현정> 두 사람 사이에 딸이 또 있었던 거군요?
◆ 공혜정> 네.
◇ 김현정> 그럼 그 아이는 목줄 같은 거 안 했습니까?
◆ 공혜정> 전혀 학대를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 김현정> 그러면 여행 같은 것 갈 때도 이 아이 현준이는 목줄을 묶어놓고 갔다는데 그 아이는 데리고 갔어요?
◆ 공혜정> 그렇죠. 외출할 때는 마치 세 가족인 것처럼 셋이서만 다니고 현준이는 목줄을 해 가지고 묶어놓고.
◇ 김현정> 그러면 먹을 건 어떻게 놓고 갔답니까, 개목줄에 묶어놓고?
◆ 공혜정> 과자라든지 물이라든지 놓고 갔다라고 얘기를 하고 있는데요. 이제 며칠간 여행을 갔다 와서 기저귀를 살펴보니까 대변이나 소변이 없었다. 뭐 이렇게 얘기를 하는 걸 들어보면 제 추측입니다마는 먹을 것도 안놓고 가지 않았는가. 그리고 아이가 사망했을 때 10㎏인데 검안 사진이 잠깐 나왔었는데요. 살이 하나도 없었어요. 미라 같은 모습이었어요.
◇ 김현정> 미라 같은 모습.
◆ 공혜정> 그렇기 때문에 먹을 걸 주지 않고 가지 않았나.
◇ 김현정> 게다가 지금 아이는 숨진 상태기 때문에 아이가 진술할 수 있는 게 없습니다. 그냥 이 부부의 진술이 다입니다. 따라서 밝혀지지 않은 학대는 또 얼마나 많았을까.
◆ 공혜정> 그렇죠. 그러니까 본인들의 진술에 의해서만 해도 이미 끔찍한데 그렇지 않은 것은 얼마나 더 끔찍할까. 그리고 저희가 정말 많이 분노했던 게 친부와 계모가 각각 SNS를 하고 있는데요. 거기에 보면 현준이가 이제 굶어서 서서히 사망을 하고 약해지고 있을 이 시점에 자기네들은 온갖 음식을 차려놓고 먹고 있는 모습이라든지 여행 다니는 모습. 이런 것을 SNS에 올려놓은 모습을 보면서 아이가 얼마나 고통스러웠겠나.
◇ 김현정> 개목줄에다가 아이는 묶어놓고 과자 줘놓고. 그러면서 자기들은 외식하러 가서 그 사진 찍어서 이른바 먹스타그램 이런 것 올린 거예요.
◆ 공혜정> 외식도 그렇지만 집에서도 푸짐하게 상차림해 놓고 먹고 있는 사진 같은 것. 이 SNS를 보면 현준이의 존재는 하나도 없습니다.
◇ 김현정> 없어요, 아예 없어요. 그래서 앞에서 할머니가 지적하셨던 게 아예 아이를 서서히 그냥 그렇게 말라 죽이려고 했던 건 아닐까. 없애버리고 싶었던 의도가 깔려 있었을 거라고 할머니는 그러시더라고요.
◆ 공혜정> 현준이를 시설에 맡기자고 둘이 의논을 했더라고요. 보기가 싫으니까. 그랬는데 이대로 보내면 아동학대가 들킬까 봐 아이 살을 좀 더 찌우고 보내자. 이런 의논까지 했더라고요.
◇ 김현정> 참 들을수록 너무 기가 막힌 사건입니다. 저는 궁금한 게 도대체 이렇게 짐이 되는 아이를 왜 키우겠다고 했으며, 잘 키울 자신도 없으면서. 그리고 어쨌든 친부한테는 자기 아이 아닙니까? 또 어떻게 이렇게 방치할 수가 있었을지 저는 그게 이해가 안 가요.
◆ 공혜정> 이제 학대 가해자도 있지만 방임자, 외면자의 역할들이 굉장히 큽니다. 그러니까 둘 중 하나라도 아이를 보살폈다면 아이들은 사망까지 가지는 않거든요.
◇ 김현정> 않죠, 그럼요.
◆ 공혜정> 그러면 대부분의 아이 학대 사망에서는 방임하고 묵인한 역할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가슴 아프죠.
◇ 김현정> 이런 아동학대 사건이 지금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우리가 뭐 대안을 생각해 봐야 될 텐데 원인과 대안 어떻게 생각하세요?
◆ 공혜정> 이번 사건 같은 경우는 인성적인 문제가 가장 크겠지만 아동양육에 대한 방법 같은 것을 제대로 몰랐던 것도 한몫 하지 않았을까.
◇ 김현정> 우리 나이로 열아홉, 스물이니까 만으로 하면 열여덟, 열아홉 때 낳은 겁니다. 준비되지 않은 양육, 준비되지 않은 출산. 여기서부터 불행의 씨앗이 뿌려졌다고 보시는 거군요.
◆ 공혜정> 그렇죠. 부모라는 게 참 극한직업입니다, 말하자면. 부모가 얼마큼 헌신하고 인내를 해야 되는지 거의 생각을 안 하고 무작정 아이부터 낳거든요. 지금 나라에서는 임신하고 출산을 하면 카드를 지원해 주지 않습니까? 좀 강제적으로라도 부모교육이라든지 단계별 양육교육을 이수를 해야만 지급을 하는. 그런 강제성도 좀 있었으면 좋겠어요.
◇ 김현정> 그렇네요. 듣고 보니 그렇네요. 첫 번째는 인성이겠습니다마는 그 개인의 인성에 문제가 있었겠습니다마는 우리가 사회가 할 수 있는 안전장치들은 그래도 해 보자. 대안들은 생각해 보자 한다면 지금 말씀하신 그것도 방법이 될 것이다.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오늘 말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공혜정> 네.
◇ 김현정>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공혜정 대표까지 만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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