印尼서 '新남방정책' 발판 만든 文, 관건은 MOU 구체화

아세안 인구‧GDP‧면적 40% 印尼와 특별전략적동반자관계 격상…가시적 성과 나와야

(사진=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통해 합의한 양국관계의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은 한-인도네시아와 관계강화 이상의 의미가 있다.

인도네시아 아세안 전체 인구와 GDP, 면적의 약 40%를 차지하는 아세안 중심국가 중 한 곳인데 인도네시아와 관계 진전을 바탕으로 "아세안과 교류협력 관계를 한반도 주변 4대국 수준으로 격상시키고 발전시키겠다"는 문 대통령의 '신(新)남방정책'이 탄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양국 관계 격상에 대해 청와대는 "대(對)아세안 관계강화 비전실현을 본격화한 것"이라며 "신(新)남방정책 제시를 위한 첫 여정인 인도네시아 국빈방문을 통해 번영의 축 완성을 위한 우리 정책의 기틀을 마련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이외에 양 정상이 방산분야에 대한 연구개발과 공동생산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방산 협력을 증진하기로 한 점은 성과로 평가된다.

인도네시아는 한국의 주요 방산수출 대상국으로 우리나라는 그동안 T-50 훈련기와 잠수함 등을 수출했고, 12억 달러 규모의 인도네시아 차기 잠수함 사업(모두 3척)의 입찰을 앞두고 있다. 이외에 헬기사업과 무인기 등 협력도 추진하고 있다.


양 정상이 구체적인 사업을 언급하진 않았지만 양 정상이 큰 방향에서 합의한 2+2 외교‧국방회의에서 관련 협의가 이어질 가능성이 커 무기 수출 등의 성과가 기대된다.

다만 양 정상이 참석한 가운데 체결된 11개 분야의 양해각서, MOU는 성과로 확언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인도네시아 정부가 추진 중인 '국제할랄허브' 조성을 위한 MOU와 금형분야 산업기술협력 및 합작투자 MOU, 인도네시아 전자상거래시장 진출활성화 협력 MOU, 한-인니 조선산업 협력기반 구축 MOU, 찌레본 발전소 발전훈련센터 협력 MOU, 칼리만탄주 석탄화력개발을 위한 MOU, 시보르빠 수력발전사업 주주간협약 MOU, 아무랑 석탄화력사업 Q&M 자문계약, 가스복합발전 전환사업 등 금융지원 협약 등 모두 6건의 MOU와 3건의 협약을 체결했다.

국토교통부도 자카르타 LRT사업 MOU와 카타르타 상수도 사업 공동협력 관련 MOU, 술라웨시 봉카 수력발전소 건설협력 MOU, 공공주택 17만호 주택건설 협력 MOU, 리보 신도시 1단계 개발 프로젝트 MOU 등 모두 5건의 MOU를 체결했다.

하지만 MOU가 바로 계약으로 이어진다고 확언할 수는 없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지난해 5월 이란을 방문했을 당시 산업부는 18건의 MOU를 체결했다고 발표했지만 이후 3건의 MOU는 취소됐고 15건은 본 계약 추진이 불명확한 상황이기 때문에 MOU 체결을 곧 성과라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다만 양 정상이 2022년까지 교역액을 현재의 2배 수준인 3백억 달러까지 확대하겠다는 구체적인 목표액을 설정했다는 점에서, 이번 정상회담이 양국의 실질적인 협력의 동력은 확보했다는 평가가 가능해 보인다.

결국 문 대통령이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체결한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어떻게 구체화하느냐가 향후 신남방정책 성패의 가늠자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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