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은 8일 감사관 명의로 낸 입장문에서 "감찰조사와 관련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한 점에 대해 경찰청의 감찰 책임자로서 송구스럽게 생각하고 유가족 분들께는 진심으로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조사 결과에 따라 관련자와 감독자들에 대해 인사.징계조치 등 엄중한 책임을 물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찰청 감찰 결과 충북청은 경미한 내용의 익명 민원이었음에도 몰래 사진을 촬영하고, 경찰서에서 이미 종결된 민원을 다시 지방청에서 감찰조사에 착수한 점 등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 조사 과정에서 잘못을 스스로 시인하도록 회유성 발언을 하고 CCTV 확인까지 언급하는 등 부적절한 감찰을 인정했다.
경찰은 이번 사건의 책임을 물어 우선 한상오 충북청 청문감사담당관 직무대리를 충북청 치안지도관으로 인사조치하고 신효섭 충남지방경찰청 홍보담당관을 충북청 청문감사담당관으로 발령했다.
또 담당 계장과 직원 등 3명을 일선 경찰서로 대기 발령했다.
앞서 지난달 26일 오전 7시쯤 A(38, 여)경사가 충주시 자신의 아파트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숨지기 전날까지 A경사는 익명 투서 등으로 인해 상급기관인 충북지방경찰청의 감찰을 받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A경사의 죽음을 두고 감찰 과정에서 미행 등 강압적인 감찰이 있었다는 주장이 제기되자 경찰청은 충북청을 상대로 감찰에 착수했다.
경찰은 이번 일을 계기로 감찰 행태에 대해 상시적으로 점검해 부적격자를 퇴출하고, 인권침해를 방지하기 위해 영상녹화와 진술녹음제 도입을 검토하기로 했다.
또 익명 민원 처리절차 정비 등에도 나서기로 했다.
한편 박재진 충북지방경찰청장은 이날 오후 경찰청 내부망을 통해 공개 사과했다.
박 청장은 "경찰청 감찰 결과 충북청 감찰조사 과정에서 부적절한 점이 확인된 데 대해 지방경찰청장으로서 비통함과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A경장과 유가족분들께 머리숙여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또 "그동안 수차례 입장 표명을 하고 싶었지만 피감기관장으로서 그 결과를 기다리다 입장표명이 늦어진 것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번에 불거진 여러 부적절한 행태가 차후 지속 반복되지 않도록 근본적인 문제점부터 고쳐나가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