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S노컷뉴스가 복수의 의총 참석자에게 확인한 결과, 두 의원의 통합론(論)은 국민의당 등 중도세력의 포함 여부에서 1차로 갈렸고, 내년 6월 지방선거를 노린 통합 문제에서 확연하게 엇갈렸다.
유 의원이 한국당이든 국민의당이든 이념의 동질성을 통합의 명분으로 강조한 반면, 김 의원은 지방선거 필승을 위한 한국당과의 통합 입장을 분명히 했다. 통합의 시점에 있어서도 지방선거~21대 총선(劉), 연내(金)로 대립했다.
이 같은 차이는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친박(親朴)과 대립하며 비박(非朴)의 ‘투톱’으로 한때 ‘K(金)‧Y(劉)’ 라인으로 불렸던 두 인물이 결정적으로 갈라선 계기가 됐다.
◇ 劉 “한국당‧국민의당 흔들릴 것” VS 金 “한국당과 먼저 합쳐야”
‘원칙 있는 통합’에 대해선 “한국당이든 국민의당이든 우리와 뜻을 같이 할 사람들에게 열어놓는 것”이란 기존 입장이 재확인됐다. ‘보수개혁’에 동의하는 명분이 선거연대라는 실리보다 우선이라는 얘기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새누리당 탈당과 바른정당 창당의 본질이 ‘보수개혁’이라는 원칙에 동의하지 않는 스탠스를 취했다. 그는 “탈당했을 때 박근혜 전 대통령이 나라를 망쳐놓고 대선은 우리가 질 수밖에 없는 선거였다”며 “그러나 문재인 대통령(당시 후보)에게 도저히 (대권을) 넘길 수 없다고 생각해서 나왔다”고 회고했다.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을 대선 후보로 생각해서 나왔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그러면서 국민의당과의 통합에도 여지를 둬야 한다는 논리에도 조목조목 반박을 제기했다. 김 의원은 “문 대통령의 독주를 막기 위해 한국당, 국민의당 중 무엇이 우선이냐, 고민할 필요도 없이 한국당과 합당이 우선”이라며 “국민의당과 합당 안 된다. 두고 보라. 안 되는 구조를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유 의원이 박 전 대통령의 출당만으로 홍준표 체제의 한국당이 변했다고 볼 수 없다는 입장을 취한 반면, 김 의원은 변화의 몸부림을 치고 있는 홍 대표를 도와야 한다고 강변했다.
두 의원은 통합의 시점에 대해서도 선명한 차이를 드러냈다. 김 의원이 “지방선거 전 통합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그렇다면 올해 안에 해야 한다”고 한 반면, 유 의원은 “지방선거 때든 총선 때는 한국당, 국민의당이 이대로 절대 못 갈 것”이라고 반박했다.
김 의원이 선거를 위한 선(先) 보수통합 입장이었던 데 비해 유 의원은 두 번의 선거를 전후한 시점에 야권 각당의 당세가 흔들릴 것이고, 기다리면 명분을 취하며 중도-보수 세력을 규합하는 통합의 기회가 찾아온다는 반대 논리를 전개한 셈이다.
◇ 親劉 “당권 쥔 뒤 통합 논의” VS 親金 “전대부터 연기하라”
그러자 유 의원의 측근들과 전대 출마자를 중심으로 당권과 통합이 모순되지 않는다는 반론이 제기됐다.
이혜훈 의원은 “통합전대를 하면서 대등한 권한을 가지려면 우리도 지도부를 갖춰서 대등한 관계로 치르는 것이 좋은 전략”이라며 “백기 투항하듯 통합전대 처분만 바라는 식은 좋은 전략이 아니다”고 김 의원을 반박했다. 전대 출마자인 정운천 의원은 “유 의원이 전대 후 대표가 되면 통합추진위원회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탈당 문제에 있어 관망파로 분류됐던 남경필 경기지사는 전대 연기를 거세게 촉구하며 김 의원을 엄호했다. 남 지사는 “통합전대를 실시하기 위해 전대를 잠시 연기했으면 한다”고 여러 차례 촉구했다.
흥미로운 대목은 유 의원의 측근으로 분류돼 왔던 김세연 의원의 입장 변화다. 김 의원은 ‘4주간 전대 연기’, ‘통합추진위원회 공식화’ 등을 주장하며 사실상 김무성 의원 쪽에 근접한 의견을 제기했다. 그러나 국민의당과의 통합에 문호를 열어야 한다고 해 유 의원의 생각과도 일부 궤를 같이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