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이 끝날 때까지 팔에 대한 문제없이 잘 치른 것을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2017시즌을 마치고 돌아온 류현진(30·LA 다저스)의 표정은 밝았다. 8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한 류현진은 어깨와 팔꿈치 부상 이후 첫 풀타임 시즌을 무사히 치렀다며 만족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류현진은 "올해 미국으로 나갈 때 어느 정도 목표를 잡았는데 조금은 실행에 옮긴 것 같다. 시즌이 끝날 때까지 팔에 대한 문제 없이 잘 치른 것을 감사하게 생각한다. 잘한 것 같다"고 말하며 웃었다.
류현진의 2017시즌은 성공적이었다.
류현진은 2013년 메이저리그에 진출, 2년동안 28승15패 평균자책점 3.17을 기록하며 LA 다저스의 주축 선발투루소 자리잡았다. 하지만 어깨와 팔꿈치 부상 때문에 2015년을 통째로 쉬었고 2016년에는 1경기 등판에 그쳤다.
류현진은 아무 것도 보장돼 있지 않은 상태에서 스프링캠프를 시작했고 당당히 5선발 경쟁에서 승리했다. 가벼운 부상으로 두 차례 부상자명단에 올랐지만 풀타임 선발을 소화하며 5승7패 평균자책점 3.77을 기록, 부활의 신호탄을 쐈다.
류현진은 "몸 상태는 100점을 다 줘도 될만큼 팔에 전혀 문제가 없었다. 부상없이 하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부상없이 1년을 다 치렀다"고 말했다.
몸 상태가 좋았기 때문에 포스트시즌 출전에 대한 기대도 컸다. 하지만 류현진은 선발 마지막 자리 경쟁에서 밀려 포스트시즌 기간 내내 선수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다. 다저스는 29년만에 월드시리즈에 진출했으나 휴스턴 애스트로스에게 3승4패로 패해 우승을 놓쳤다.
류현진은 "시즌 끝날 때까지 부상이 없었기 때문에 아쉬운 부분은 있었다"면서도 "우리 팀 선배 투수들이 좋은 성적을 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인정해야 할 부분은 인정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내년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류현진은 다저스와의 6년 계약 마지막 시즌인 2018년 더 다양한 구종으로 승부를 보겠다는 계획이다. 메이저리그 무대에 계속 잔류하기 위해서는 자유계약선수(FA)가 되기 전 자신의 가치를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
부상과 재활 이후 직구 구속이 다소 떨어져 고전했던 류현진은 올해 컷패스트볼(커터)을 새로운 구종으로 발전시켰고 다양한 볼 배합을 구사해 위기를 극복했다. 후반기 11경기에서는 2승3패 평균자책점 3.17을 기록해 다저스의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우승에 기여했다.
류현진은 후반기 주효했던 커터에 대해 "비디오를 보면서 조금씩 던져봤는데 생각보다 잘 들어갔다. 경기 때 많이 던졌고 괜찮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내년에는 새로운 구종을 추가할 계획이다. 바로 투심패스트볼이다. 투심패스트볼은 일반적으로 직구라 불리는 포심과 그립이 다르다. 직구 계열의 구종이지만 구속이 조금 더 느린 대신 공의 변화가 많다.
류현진은 "포스트시즌 기간에 불펜피칭을 하면서 투심을 많이 던졌다. 내년에는 투심도 준비할 생각"이라며 "내가 구속으로 승부하는 투수는 아니기 때문에 공에 변화가 있으면 (타자가) 어려운 부분이 많을 것 같아서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이 굉장히 중요한 해가 될 것이다. 미국에 처음 나갔을 때처럼 그 정도 성적을 올리면 굉장히 기쁘지 않을까 생각한다. 겨울동안 준비 잘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류현진은 어느 때보다 분주한 비시즌을 앞두고 있다. 내년 1월 배지현 MBC스포츠플러스 아나운서와 백년가약을 맺는다.
류현진은 결혼과 관련된 질문이 나올 때마다 쑥스럽다는듯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류현진은 "같이 서로 열심히 준비해서 잘해야 할 것 같다. 바쁘게 열심히 준비해서 잘 하고 빨리 (미국으로) 나갈 생각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