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의 국회 연설은 미국 의회를 옮겨놓은 듯 시종 유머와 웃음, 제스쳐, 여유가 어우러진 부드럽고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이뤄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국회 본회의장 입장은 예정보다 20분 가량 늦은 11시 20분에 이뤄졌다. 그는 김교흥 사무총장의 안내로 중앙 통로를 통해 부인 멜라니아 여사와 함께 입장했다. 미리 기다리고 있던 여야 의원들과 초대를 받은 주한외교 사절 등 550여명은 기립 박수로 화답했다.
동맹국 의회에서의 연설에 상당히 신경을 쓴듯 프롬프터까지 준비했지만 여기에는 시선을 거의 두지 않고 여야 의원을 번갈아 바라보며 유창하게 연설을 이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이 시작되자 여야 의원들도 신기한 듯 휴대전화로 연설 모습을 찍느라 여념이 없었고, 일부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 사진을 SNS 메신저에 올리기도 했다.
골프 마니아로 알려진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 중간에 골프 이야기를 꺼내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들었는데, 박성현 선수 이름을 직접 언급하는가하면 "세계 4대 골프 (여성)선수들이 모두 한국 출신"이라고 치켜세우기도 했다.
골프광인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US여자 오픈이 열린 곳이 자신의 소유이고, 우승자가 박성현 선수여서 트럼프 대통령과 한국인 모두를 기분좋게 만들기에 적당한 소재였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인권 실태와 중국의 북한 제재 동참, 한반도 비핵화 등을 강조하며 연설을 마쳤다. 연설 직후 터져 나오는 박수에 트럼프 대통령도 엄지를 치켜들며 박수를 친 뒤 정세균 국회의장과 악수를 한 뒤에도 한동안 퇴장하지 않고 같이 박수치면서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어 보였다.
퇴장하는 길에도 좌우에 기립해 있던 의원들과 악수를 하거나 어깨를 치며 인사를 했다.
의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 동안 모두 22번의 박수를 쳤다. 대부분 여야 모두 같은 지점에서 박수를 쳤지만, "평화를 원한다면 우리는 늘 강력해야 한다" 등 한국의 군비확충을 강조하는 듯한 발언에서는 민주당 의원들이 박수소리가 작아졌다.
일부 한국당 의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이 끝난 뒤 박수와 함께 환호성을 지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