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 공동 기자회견에서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을 놓고 은근한 신경전을 벌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단독 정상회담과 확대 정상회담을 마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평택 미군기지, '캠프 험프리스' 건설비용의 92%를 한국 정부가 부담한 것에 대해 "미국 정부도 많은 돈을 지출했다"며 "미국 정부가 평택 미군기지 건설비용을 지출한 것은 한국을 보호하기 위해 지출한 것이기 미국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미국이 (기지 건립과 관련한) 비용 일부를 부담한 것을 말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평택 미군기지 건설비용은 미국 정부가 미국 국민이 아닌 한국 국민들을 위해 지출한 비용이라는 것인데 이는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의 좋은 예로 평택 미군 기지를 꼽고 있는 우리 정부의 입장와 결을 달리하는 발언이다.
이에 관련 답변이 예정돼 있지 않던 문 대통령은 "제가 보충해서 말씀 드리겠다"며 "오늘 트럼프 대통령의 평택 미군기지 방문은 한미동맹에 대해서 한국이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하시는 좋은 계기가 됐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받아쳤다.
문 대통령은 이어 "그 점(평택 미군기지 건립비용의 92%를 한국 정부가 부담한 것)에 대해서 아까 정상회담 때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에 대해 감사를 표시하신 바가 있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평택 기지에서도 미8군 사령관과 주한미군 사령관이 그 점을 강조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