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몸무게로 반려견 성향 파악? 불가능해
- 나쁜 개 만드는 건 절반 이상 '견주' 책임
- 산책 시 '당연히' 줄 매고 에티켓 지켜야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강형욱 (반려견 훈련사)
◆ 강형욱> 네. 안녕하십니까?
◇ 김현정> 개통령이란 별명은 어떻게 마음에 드세요?
◆ 강형욱> 너무 과분한 것 같아요. (웃음) 너무 과분한 것 같고 반장 정도면 충분할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웃음) 개반장? 그래요.
◆ 강형욱> 대통령이라고 하면 맨날 혼나야 되니까 반장 정도면 충분할 것 같습니다.
◇ 김현정> 너무 책임감이 무거우니까. 그래요. 요즘에 정말로 잇따라 개물림 사고가 벌어지면서 우리 개반장님, 개통령님의 마음이 많이 무거울 것 같아요?
◆ 강형욱> 두 가지인 것 같아요. 하나는 정말 인간적으로 속상한 것. 그리고 또 하나는 너무 아쉬운 것. 지금까지 사실 우리가 (반려 문화가) 하나도 없는 상태에서 반려문화에 노력하신 분들이 많이 있으세요. 이런 사건들이 터지면서 다시 5년 전, 10년 전, 15년 전으로 돌아가는 건 아닐까라고 하는 겁도 나고 있고요.
◇ 김현정> 그래요. 그런 와중에 이제 사람들 불안감이 높아지자 안전대책이 나오기 시작했는데 첫 번째로 나온 곳이 경기도입니다. 15㎏ 이상의 개에 대해서는 외출시에 반드시 입마개 착용. 끈도 2m 이내로 제한. 어떻게 생각하세요?
◆ 강형욱> 정말 눈이 번쩍 떠졌어요. '와, 이게 뭐지?'라고 해서 꼼꼼히 이걸 읽어봤는데 대체 이걸 누가 생각을 했을까, 정말 전문가가 포함돼서 고민 끝에 나온 이야기인가. 15㎏이라고 하는 것이 사실은 우리 주변에 있는 코커스패니얼이나 조금 덩치가 큰 비글 정도도 이 정도가 나오거든요. 조그마한 마르티즈, 푸들 이런 친구들 이외에는 거의 대부분 근접할 텐데 그렇다면 이게 몸무게로 반려견의 성향이나 성질을 파악하면 안 돼요. 전혀 그렇지가 않거든요.
◇ 김현정> 일단 그러니까 몸무게 15㎏이 그렇게 큰 개도 아니려니와, 그 몸무게로 모든 성향을 다 말해 줄 수는 없다?
◆ 강형욱> 그럼요. 왜냐하면 제가 공격적인 견종이라고 해서 제가 (훈련을) 의뢰받는 거의 대부분의 반려견들이 굉장히 작은 친구들의 비율이 훨씬 더 많이 있어요.
◇ 김현정> 그래요?
◆ 강형욱> 어떤 크기나 이런 걸로 그 견종의 성질을 이렇게 한정적으로 만든다는 거 자체가 좋은 생각은 아닌 것 같아요. 절대 이건 말이 안 되는...
◇ 김현정> 말이 안 될 정도로?
◆ 강형욱> 이건 실소라고 하잖아요. (웃음) '아이고'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반려견을 1도 모르고 만든 법이에요.
◇ 김현정> 1도 모르고 만든? 그런데 일반인 입장에서는 이 사이에 워낙 잇따라 사고가 벌어지다 보니까 입마개 얘기, 목줄 얘기는 많이 나왔던 대책이잖아요. 그래서 아마 그 선상에서 그럴 수도 있겠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꽤 많을 거거든요.
◆ 강형욱> 이게 입마개는 내 반려견이 나조차 만지기 힘들고 나조차 두려움을 느낀다면 그때 당연히 입마개를 해야 되겠죠. 또 하나는 공격 성향을 갖고 있었고 공격적인 모습을 갖고 있었는데 교육을 통해서 좋아져야 되지 않겠습니까? 그런데 교육을 할 때 반드시 산책이라고 하는 걷고 냄새 맡고 소변보고 이런 활동들의 순환이 필요한데 밖에 나갈 때 공격적이라면 위험해질 수 있으니 그런 친구들의 교육상 치유상 입마개를 하는 게 어떻냐라고 하면서 입마개를 추천하는 거지, 모든 반려견에게 입마개를 하라는 것은... (한숨)
◇ 김현정> 그러니까 말하자면 사람도 사람마다 성향이 다 다른데 어떤 문제가 있는 공격적인 어떤 사람들 때문에 모두에게 입마개를 씌우면 안 되듯이, 개도 똑같이 생각해야 된다 이런 말씀이 맞을까요?
◇ 김현정> '아주 쉬운 대책을 하나 내놨다.' 이렇게 생각하시는 거군요. 아주 간단한 대책으로 그냥 획일적으로 다 막아버려라?
◆ 강형욱> 맞습니다, 맞아요.
◇ 김현정> 또 반대편에서는 이런 얘기를 하실 수도 있어요. 개한테 물려서 사람이 죽을 정도가 된 상황이면 그러면 뭔가 뾰족한 대책이 나와야 되는데 궁여지책으로 이런 방법이라도 내놓는 것 아니겠는가. 뾰족한 대책을 그럼 말해 보시오 한다면 어떤 걸 말씀하실 수 있을까요?
◆ 강형욱> 저 같은 경우에는 첫 번째로 반려동물 등록제라는 게 있어요.
◇ 김현정> 반려동물 등록제?
◆ 강형욱> 이걸 하면서 1년에 한 번씩 광견병 주사를 맞는지도 다 기록할 수 있고요. 그리고 이걸 하면서 위험한 반려견과 또 착한 반려견 또 얼마든지 잘 사는 반려견을 우리가 다 기록할 수 있고 알 수 있거든요. 그리고 그 사람의 반려견이 누군가를 물었다면 그것에 대해서는 그 사람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죠.
◇ 김현정> 무겁게 물어야 된다, 그때는?
◆ 강형욱> 그렇죠. 그럼요, 그건 굉장히 무겁게 물어야죠.
◇ 김현정> 굉장히 무겁게.
◆ 강형욱> 굉장히 무겁게 물어야죠. 그리고 또 하나는 이게 있어요. '줄을 풀어놓거나 배변을 치우지 않는 사람에게 과태료를 몇 배로 물겠다.' 반려견을 키울 때 정말 강한 책임감을 물 수 있는 법이 있기를 바라요. 우리 반려인들조차 매너를 지키지 않고 질서를 지키지 않는 사람들에 대한 경고나 과태료를 무는 것에 대해서 전혀 거부감이 없어요.
◇ 김현정> 개를 키우면서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강하게 처벌해라, 관리하도록 유도해라. 이건 찬성한다 이 말씀이세요.
◆ 강형욱> 5만 원, 7만 원, 10만 원이 아니라 50만 원, 70만 원, 100만 원으로 올려야 되고요. 강아지를 제대로 못 키우는 사람한테는 그 강아지를 뺏어와서 좋은 주인을 찾아줘야 되고 공격적인 강아지를 만든. 반려견이 공격적이면 보호자가 그 반려견을 공격적으로 만든 것에 절반 이상의 책임이 있어요. 그 사람에게 반려견을 키우지 못하게 해야 해요.
◇ 김현정> 그런 식의 법률까지. 그러니까 지금 오해하면 안 됩니다, 여러분. 오해하시면 안 됩니다. 강형욱 훈련사님 의견은 모든 개를 자유롭게 풀어놓자 이런 의미가 아니라요. 관리감독을 더 잘하게끔 하는 더 좋은 방법을 찾아야지, 이 손쉬운 방법으로 획일적으로 해서는 대책이 안 된다, 지금 이 얘기를 하고 계시는 거예요.
◆ 강형욱> 그럼요.
◇ 김현정> 개들의 대통령 강형욱 훈련사.
◆ 강형욱> 그렇지 않습니다. (웃음)
◇ 김현정> 나오신 김에 꼭 지켜야 할 펫티켓, 에티켓. 두 가지만 전해 주고 가시겠어요?
◆ 강형욱> 두 가지면 너무 간단하죠. 당연히 산책을 할 때는 줄을 매고 산책을 하는 것. 내 반려견이 한 배변은 항상 잘 치우는 것.
◇ 김현정> 이건 반려인들 입장에서의 펫티켓이라 하면, 반려견을 대하는 입장, 그러니까 보통 일반인들 입장에서는 조심해야 될 게 뭘까요?
◆ 강형욱> 그냥 지나가주시면 돼요.
◇ 김현정> 그냥 지나가주시면 된다?
◆ 강형욱> 강아지를 보고 아는 척하거나 소리 지르거나 그냥 예쁘다고 해 주거나 그럴 필요는 없으세요.
◇ 김현정> 저는 예쁘다 귀엽다 이런 얘기 한마디씩 해 주면 좋은 건 줄 알았는데요.
◆ 강형욱> 혼자 하면 되는 거죠. (웃음) '아, 예쁘다.'
◇ 김현정> 혼자 속으로 해라? (웃음)
◆ 강형욱> 네.
◇ 김현정> 왜 그래요? 개한테는 그것도 자극이 됩니까?
◆ 강형욱> 지나치게 반려견을 많이 예뻐하는 것도 만지려고 그러고 또 꼬집으려고 하고 안으려고 그러고 얼굴 갖다대려고 하는 것들이 반려견을 더욱더 예민하고 또 방어적인 반려견으로 만들 수 있어요. 그래서 만지지 말고 그냥 지나가시면 반려견이 너무 고마워하고 너무 좋아할 것 같아요.
◇ 김현정> 예쁘면 속으로만 예뻐해라. 반려견은 점점 늘어날 겁니다. 반려동물은 우리 사회에서 점점 늘어날 것이고 따라서 반려문화는 이런 진통을 겪더라도 성숙해야 한다. 이것만은 분명하니까요. 하실 역할이 많습니다?
◆ 강형욱> 감사합니다.
◇ 김현정> 오늘 고맙습니다.
◆ 강형욱> 감사합니다.
◇ 김현정> 개들의 대통령으로 불리는 분입니다. 강형욱 훈련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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