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현 "일본은 예고편, 트럼프 본심은 무기 팔자는 것"

- 트럼프 북핵메시지 본심? "무기 장사"
- 방위비·FTA 문제로 한국 압박할 것
- "깜짝 놀랄 일 있다" 국회연설 주목
- 文, 방한 계기로 美北대화 물꼬 터야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



이보다 더 일본과 가까운 적은 없었다. 이런 말을 남기고 일본 방문을 마친 트럼프 대통령. 오늘 우리나라에 도착을 합니다. 주목되는 관전 포인트 세 가지 정도입니다. 첫째, 대북 메시지를 어떻게 내놓을까. 둘째, 한미FTA는 어떤 식으로 언급을 할 것인가. 셋째, 요사이 중국하고 우리나라 관계에 대해서는 트럼프가 어떤 입장을 직접 밝힐 것인가. 이것 정도가 되겠죠. 이 중에서도 가장 주목이 되는 건 첫 번째입니다. 대북 메시지. 저 멀리 미국 땅에서도 그렇게 거친 말폭탄을 쏟아냈던 트럼프인데 한반도에 와서는 어떤 이야기를 할지. 와서 하는 말 한마디, 한마디는 사실 트위터에서 하는 말과는 차원이 다르죠. 이분과 함께 전망하겠습니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연결이 되어 있습니다. 정 장관님, 안녕하세요.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 (사진=자료사진)
◆ 정세현> 안녕하세요.

◇ 김현정> 일단 스케줄상으로 가장 주목되는 건 정상회담하고 국회 연설 이 두 가지로 봐야 되겠죠?

◆ 정세현> 그렇죠.

◇ 김현정> 어떤 부분, 어떤 메시지에 주목하십니까?

◆ 정세현> 조금 전에 말씀하신 대로 한국에 와서 북핵문제를 가장 비중 높게 거론할 것 같아요. 그런데 저는 북핵문제 그 자체에 트럼프의 본심이 실려 있는 건 아니지 않느냐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 김현정>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 정세현> 무기를 팔자는 거죠, 간단히 말해서.

◇ 김현정> 그러니까 북핵 메시지를 내놓기는 내놓을 텐데, 북핵문제 언급을 하기는 할 텐데 그 내심에는 무기 장사를 하려는 마음이 깔려 있다?

◆ 정세현> 일본에서는 이미 지금 성공하지 않았어요? 무기 팔고 오지 않았습니까? 일본에서는 무역 역조 시정하라는 식으로 압박을 하면서 아베로 하여금 무기를 사도록 만들었는데 아베로서는 지금 무역 역조 시정보다는 차라리 무기 사주는 식으로 해서 트럼프의 호주머니를 채워주는 게 훨씬 유리합니다. 왜냐하면 무기를 산다는 얘기는 결국 일본의 군사 대국화로 들어나가는 첫걸음이거든요.

◇ 김현정> 그렇죠, 아베가 바라니까.

◆ 정세현> 그런데 우리는 북핵 문제 핑계대고 무기까지 더 사서 군사 대국으로 갈 일은 없고. 특히 일본의 대중국 압박 전략. 미국과 보조를 같이 하는. 거기에 우리가 동참할 필요가 없다고 이미 문 대통령이 선을 긋지 않았어요? 그러니까 우리로서는 지금 북핵 문제와 관련된 발언이 험악하게 나오지 않기를 바랄 뿐인데 그건 지금 청와대도 예측 못하고 저는 더더구나 정보가 없으니까 말 못하는데. 그런데 지금 하나 주목할 부분은 일본에서 아베가 최고의 압박과 제재로 북한을 좀 더 조여들어가야 된다는 얘기를 할 때 거기에 대해서 “전략적인 대화(인내)는 끝났다” 이야기를 했단 말이에요.

◇ 김현정> 그렇죠, 전략적 대화(인내)는 끝났다.

◆ 정세현> 그래서 그게 무슨 말인지 저도 지금 전후 맥락을 잘 모르겠습니다마는 여기 와서는 조금 부드러운 얘기를 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갖습니다. 왜냐하면 지난번에 한국 방문을 앞두고 깜짝 놀랄 일이 일어날 것이다 하는 이야기를 해서.

◇ 김현정> 그런 얘기했었죠. 그런데 깜짝 놀랄 일이 있을 것이다, 이런 약간 충격적인 발언들은 워낙 많이 해서 우리가 그렇게 귀담아듣지는 않았었는데 그 부분을 귀담아들으셨어요, 정 장관님?

◆ 정세현> 좋게 보면 진짜 아주 예상과는 정반대로 아주 부드러운 얘기. 북한과 대화를 하겠다는 얘기를 할 수도 있겠지만 그 가능성은 낮고. 그러나 일본에서 했던 것만큼은 얘기를 하지 않겠는가.

◇ 김현정> 그 정도 나오지 않겠는가? 정리를 좀 해 보자면 사실 일본에서 골프도 같이 치고 네 번이나 밥도 같이 먹고. 굉장히 친했어요. 이보다 더 가까울 수는 없다 할 정도로 친했는데도 무역 얘기 나오자 일본하고 우리의 무역관계는 '낫 페어(Not Fair)', ‘낫 오픈(Not Open)'. 그러니까 공정하지도 않고 오픈되어 있지도 않다 이렇게 압박을 아주 직설적으로 하더라고요. 그러면서 결국은 무기를 팔고 왔습니다. 이런 걸 볼 때 우리한테도 뭔가 그런 실리를 추구하려고 할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청와대 제공/자료사진)
◆ 정세현> 우리한테는 일본한테 제기하지 않은 문제가 하나 있죠.

◇ 김현정> 어떤 겁니까?

◆ 정세현> 주한미군 주둔 비용 분담, 비용 문제. 이걸 높이라고 할 가능성이 있고.

◇ 김현정> 분담금 문제.

◆ 정세현> 그리고 우리 국방비 늘려야 되는 문제가 있습니다. 지금 예산심의를 앞두고 있는데 예산심의 국회가 이미 시작되지 않았어요? 국회에 가서 연설한다는 것 자체가 조금 그런 것도 계산하고 있지 않나.

◇ 김현정> 지금 사실은 한미 정상회담보다도 국회 연설이 더 주목이 됩니다. 왜냐하면 한미 정상회담은 사실 물밑으로 어느 정도 조율을 다 하고 들어가는 건데.

◆ 정세현> 그렇죠. 발표할 때도 발표의 수위 같은 것을 조율할 수가 있는데 국회 연설은 그냥 그대로 나간단 말이에요, 중계방송이라.


◇ 김현정> 애드리브가 나갈 수 있어요. 트럼프의 돌출발언이 나갈 수 있는데 여기서 분담금 얘기를 할 수도 있다 이게 걱정되신다는 말씀이군요?

◆ 정세현> 북핵 상황을 극도로 악화시키는 그런 발언을 할 수도 있죠.

◇ 김현정>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극도로 안 좋은 이야기, 어떤 전쟁이 날 수도 있다는 식의?

◆ 정세현> 말폭탄을 쏟아내고. 그렇게 되면 또 박수치는 국회의원들 일어서서 기립박수하는 국회의원들 나올 수 있어요.

◇ 김현정> 무력으로 우리가 공격하자 이런 발언에 대해서?

◆ 정세현> 무력까지는 아니지만 하여튼 북한을 그대로 놔둬서는 안 된다. 압박과 제재를 더 강화해 나가야 한다는 식으로 얘기할 때 기립박수 치면 거기에 고무돼서 애드리브로 한국이 지금 상태로서는 안 된다. 일본도 지금 무기 사는 이유가 뭐냐. 북한 때문이다. 한국은 거기에 대해서 동참해야 된다는 얘기를 할 때 기립박수하는 국회의원들이 나오면 그건 어떻게 보면 한국 정부가, 문재인 정부가 굉장히 큰 압박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 대목을 걱정해요.

◇ 김현정> 깜짝 놀랄 일이 두 가지가 다 가능한데 너무나 대화적인 유화 국면의 이야기를 해서 깜짝 놀랄 수도 있고 반면에 아주 공격적인 이야기를 해서 깜짝 놀랄 수도 있는데 그 두 가지 가능성을 다 지금 열어놓고 보시는 거군요.

◆ 정세현> 그렇죠. 그런데 비율 면에서는 두 번째 또 공격적인 얘기 그러면서 바로 무기 얘기를 바로 꺼내는. 무기를 더 많이 사야 된다는 얘기를 할 가능성도 있다.

◇ 김현정> 그쪽이 조금 더 높다고 보시는 거예요. 사실 한미FTA가 걸려 있지 않습니까?

◆ 정세현> FTA를 걸고 들어가는 거예요. FTA하고 주한미군 주둔비용 문제를 가지고 압박을 해 들어가면 결국 우리가 그걸 달래기 위해서는 무기를 살 수밖에 없는 그런 코너에 몰리죠.

◇ 김현정> 그렇게 다 물릴 가능성. 그럴 때 그러면 우리는 어떻게 대응해야 된다고 보세요?

◆ 정세현> 무기는 조금 더 사줘야 될지도 몰라요. 그 대신 압박과 제재 가지고는 북핵문제 해결 안 된다 하는 것은 분명히 문 대통령이 트럼프한테 얘기를 하고 설득을 해야 합니다. 그리고 우리가 계속 미국과 보조를 같이 하겠지만 그래도 미국과 북한 사이에 그동안 쭉 이어져왔던 물밑대화 이것 수면 위로 올리란 말이야. 미국에서도 이미 여러 번 국무장관, 국방부장관이 외교로 풀어야 된다는 얘기도 했고 북한의 미국국장도 러시아까지 가서 그동안에 미국과의 물밑대화가 있었다는 얘기를 자백하지 않았느냐. 알려진 비밀이었지만 이제 양쪽에서 다 얘기를 했으니까 수면 위로 올리고 접촉과 대화를 시작해서 6자회담을 재개할 수 있는 그런 어떤 판을 만들어라. 그렇게 되면 우리도 남북 대화의 물꼬를 터봐야 되겠다. 특히 평창올림픽 문제도 있고 또 설을 계기로 이산가족 상봉 문제도 있으니까 우리도 남북대화를 해야 되겠으니 미북 간에도 대화를 하는 첫 단추를 꿰줬으면 좋겠다, 한국 방문을 계기로 해서.

◇ 김현정> 그 의견은 분명하게 내야 된다는 말씀이군요. 압박을 하되 전쟁은 안 된다. 궁극적으로는 대화다. 이런 그동안의 문재인 대통령의 메시지를 이번에도 정확하게 전달할 필요가 있다는 말씀.

◆ 정세현> 전쟁은 안 된다는 것은 분명히 여러 번 얘기했고 미국도 그 얘기가 나오리라고 예상은 하겠지만 압박과 제재에 그동안에 동조했는데 이거 가지고 안 되지 않느냐. 북한 태도 변화가 전혀 없다. 그렇다면 이제는 대화 쪽으로 방점을 찍어야 되는 것 아니냐 하는 얘기를 문 대통령이 해 줘야 돼요.

◇ 김현정> 해 줘야 된다? 저는 좀 정리가 되네요. 사실 트럼프 대통령을 놓고는 사업가 출신이고 심하게는 평론가들이 ‘장사꾼이다’ 이런 이야기도 하지 않습니까? 장사꾼처럼 가는 곳마다 딜을 한다. 그런 어떤 실리 추구의 대통령이라는 것, 그런 행보를 보일 거라는 걸 깔고 이것이 북핵과 한미FTA, 한중 관계 언급할 때 다 그런 것들이 깔려 있을 것이라는 것을 계산에 넣고 우리도 카드를 준비해야 된다 이런 말씀이세요.

◆ 정세현> 우리가 무기류는 좀 사주더라도 대화 쪽으로 넘어가자는 얘기를 문 대통령이 해야 돼요. 다른 아베가 할 일도 없고 중국의 시진핑도 아마 그 비슷한 얘기는 할 겁니다. 중국이 미국 무기 살 일은 없지만 대화 쪽으로 가야 된다는 얘기를 할 거란 말이죠. 그러니까 그건 우리가 미리 대화 쪽으로 물꼬를 트는 소위 첫 단추를 뀄다는 게 확인이 되면 북한도 남북 대화에 상당한 정도로 성의를 보이리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 김현정> 우리도 활용을 해야겠군요, 트럼프의 방한을. 그런 식으로 활용할 수 있는 이런 카드를 준비해야 된다는 말씀. 지금 말씀 쭉 듣고 보니까 국회 연설에서 트럼프의 애드리브가 거칠게 터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런 바람도 좀 가져보고요. 오늘 방한 그리고 정상회담, 이어지는 국회 연설까지 지켜보겠습니다. 정세현 장관님, 고맙습니다.

◆ 정세현> 네.

◇ 김현정>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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