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 동상, 물리적·정신적 공해"

황평우 소장 "미디어의 중심 서울 상암동에 4m 동상? 국가주의 잔재"

- 박정희가 그렇게 기념할 만한 인물인가?
- 역사적, 문화적 평가 냉정하게 이뤄져야
- 일부 추종자에 의한 동상 건립 부적절
- 시민 8, 90퍼센트의 동의 있어야 가능
- 서울시로부터 무상임대 받은 땅에 4미터 동상?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30~19:55)
■ 방송일 : 2017년 11월 06일 (월)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황평우 소장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

◇ 정관용> 박정희 전 대통령 기념재단이 오는 13일 마포구 상암동에 있는 박정희 대통령 기념도서관 정면에 4m 높이의 박정희 전 대통령 동상을 세울 계획이다 이렇게 밝혔는데요. 여기에 대해서도 또 논란이 뜨겁습니다.

이분의 의견 들어봅니다.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의 황평우 소장, 안녕하세요?

◆ 황평우> 네, 안녕하세요?

◇ 정관용> 우선 기본적으로 어떻게 판단하세요? 찬성입니까, 반대입니까? 어떤 의견이세요?

◆ 황평우> 저는 분명한 반대고요. 그리고 또 동상이 너무 무분별하게 세워지는 것에 대해서 저는 좀 경계를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박정희 전 대통령이 우리 현대사에서 대한민국 국민들한테 기념이나 기억될 만한 분인가에 대해서 그렇게 역사적인 평가와 문화적 평가를 좀 해야 된다고 생각을 해요. 그래서 이렇게 기억될 만한, 기념될 만한 분은 아직은 아닌 것 같은 그런 생각이 듭니다.

◇ 정관용> 아직은 아니다.

◆ 황평우> 네. 좀 더 평가가 냉정하게 이루어져야 될 것 같은데. 만약에 냉정하게 여러 역사적인 문제나 경제개발이나 이런 부분에 대해서 냉정하게 평가가 된다면 지금처럼 한 개인의, 우리 일부 추종하시는 분들 보면 마치 무슨 조선시대 근대국가처럼 한 개인에 대해서 너무 매몰되고 있는데 사회가 다원화되고 문화적인 현상들이 발전해갈수록 어떤 집단을 대표하는 한 절대 지도자 같은 사람들한테 매몰되는 현상은 안 나타날 거라고 생각이 되거든요.

그런데 이제 시간이 지나서 역사와 문화적으로 평가가 된다면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기억은 냉정하게 생각을 하겠죠.

◇ 정관용> 그런데 이미 박정희 전 대통령 동상이 경북 구미에도 있고 영등포구 문래동 근린공원에도 있고 한국과학기술연구소에도 있단 말이에요. 뿐만 아니라 김대중 전 대통령 동상도 광주에 있고 또 노무현 전 대통령 동상도 있는 곳이 있단 말이죠. 그런 건 어떻게 보세요.

◆ 황평우> 저는 아까도 처음에 말씀드렸지만 기본적으로 100년의 평가. 일반적으로 우리가 근대사를 100년 전의 역사를 평가하는데, 물리적으로. 그 역사적인 평가가 완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일부 추종하는 분들에 의해서 동상을 세우는 거에 대해서 저는 그렇게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적어도 동상을 세우고 기념비를 세우는 게 아시겠지만 근대 국가주의나 국민국가 이후에 19세기 후반 이후에 그런 기념물들이 많이 세워지거든요. 그런데 이 정도 동상을 세우려면 사회적 합의가 좀 있어야 될 것 같아요.

적어도 어떤 시민들이나 국민들이 80~90%이상의 찬성이나 문화적 평가, 역사적 평가가 있어야 하는데 우리는 그냥 집단적으로 매몰돼 가면서 거대한 지도자를 만드는, 아직 약간 국가주의 잔재가 아직 많이 남아 있는 것 같아요. 저는 이건 공해로 봅니다.

◇ 정관용> 공해다.

◆ 황평우> 정신적인 공해나 물리적인 공해로.


◇ 정관용> 그러니까 황평우 소장께서는 김대중 전 대통령이나 노무현 전 대통령의 동상도 문제 있다고 보시는 거군요?

지난 해 11월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열린 ‘박정희 탄생 100돌 기념사업 추진위원회 출범식’ 에서 한 관계자가 광화문광장 박정희 전 대통령 동상 설립 추진 계획을 발표했다. (사진=황진환 기자)
◆ 황평우> 일부 문제가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이런 차이는 있겠죠. 강요와 집단적으로 만들어지는 것 하고 일부 차이는 있을 겁니다, 분명히.

저는 동상에 대해서 그렇게 찬성하는 사람은 아니지만 일부 김대중 대통령이나 노무현 대통령. 노무현 대통령은 제가 아직 본 것 같지는 않은데 김대중 대통령은 몇 군데가 있습니다.

소박하면서 작게 또 표현이 다른 사람들이 공격할지 모르겠는데 그렇지만 그분들을 보면 이렇게 모여서 강요하거나 이러지는 않거든요. 그래서 동상을 세울 때는 제가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집단의 기억을 강요하느냐 아니면 그 지역 안에서 그 커뮤니티, 그 집단 안에서 작게끔 소박하게 가느냐. 이런 문제는 분명히 존재한다고 봅니다.

◇ 정관용> 그런데 이번 경우도 박정희 대통령 기념재단이 박정희 탄생 100돌 기념사업 추진위원회라고 하는 민간단체가 있는 모양이에요. 그 민간단체가 이 동상을 기증해서 그렇게 기증받아서 박정희 대통령 기념도서관 그 부지 안에 세우겠다. 그러면 무슨 세금 들어가는 것도 아니고 자발적으로 좋아하는 사람들이 만드는 건데 어떠냐, 이런 논리는 뭐라고 말하시겠어요.

◆ 황평우> 예를 들어서 4m라고 지금 얘기하셨잖아요. 그리고 이제 저는 그게 일종의 보이지 않는 강요라고 생각을 하는데.

◇ 정관용> 4m라는 높이.

◆ 황평우> 네. 높이라는 것은 물리적인 강요와 그 4m의 동상을 세우기 위해서 여러 가지 경제적으로 여러 사람들한테 후원금을 받을 거고 할 거 아닙니까?

그리고 구미에도 5m 정도의 동상이 있어요. 그리고 김대중 대통령이나 이런 분들은 그 지역에 있는 게 거의 대부분이고 박정희 전 대통령 같은 경우에는 구미에 5m의 동상이 있어요.

◇ 정관용> 이미 있는데.

◆ 황평우> 그리고 서울에 지금 예전에 5. 16쿠데타 하기 직전에 문래근린공원에 있는 박정희 전 대통령 흉상도 있고 그다음에 한국과학기술연구소에다 만들어놨다라고 하는데요.

그러면 서울의 상암동이라고 한다면 우리 미디어나 이런 어떤 의미로 보면 사실 대한민국 수도 아닙니까? 여기에 굳이 임대받은, 무상으로 임대받은 땅에다가 정문에다가 4m 짜리를 만든다. 저는 지역을 너무 만들어서 강요하는 거 아니냐.

그러니까 이게 새로운 21세기에. 19세기 때는 집단 국가주의가 강요되듯이 지금은 마치 집단기억을 우리에게 강요받는 이런 현상에 대해서 저는 경계해야 된다고 보는 거죠.

◇ 정관용> 알겠습니다. 아무튼 그런데 거기에 그 동상 세우는 문제를 서울시의 허가를 받아야 되는지 말아야 되는지를 놓고 지금 설왕설래인 모양인데.

◆ 황평우> 당연히 받아야죠.

◇ 정관용> 그건 일단 지켜보도록 하고요. 황평우 소장의 얘기는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황평우> 감사합니다.

◇ 정관용>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 황평우 소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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