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수희 "탈당? 쿨하게 보냅니다. 머지않아 만날수도…"

- 바른정당 9人, 8일 탈당 후 9일 입당
- 통합전대? 애초에 불가능한 제안
- 다시 초심으로… '천막당사' 각오까지
- 새 지도부 구성 후 통합, 연대논의 가능
- "한국당 개혁 성공해 조만간 다시 보자"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진수희 (바른정당 최고위원)



오늘 아침 정치권의 가장 큰 뉴스는 바로 이 뉴스입니다. 바른정당. 어젯밤이었죠. 당의 운명을 가를 의원총회가 열렸습니다. 하지만 의견은 하나로 모이지 못했습니다. 독자 노선파 또 보수 통합파가 팽팽하게 맞서다가 결국은 각자의 길로 가자, 이렇게 결정이 된 겁니다. 오늘 아침 10시에 탈당 기자회견을 열 의원 명단 알려드릴게요. 김무성, 강길부, 김영우, 김용태, 이종구, 주호영, 정양석, 황영철, 홍철호. 이렇게 9명입니다. 8일 탈당하고요. 9일 자유한국당에 입당할 예정이랍니다. 이 9명이 떠나고 나면 바른정당은 어떻게 되는 걸까요. 어제 그 회의에 참석했었던 진수희 최고위원. 이분은 독자 노선을 주장해 온 분이죠. 직접 만나보겠습니다. 진수희 최고위원님 나와 계십니까?

◆ 진수희> 네, 안녕하세요. 진수희입니다.

◇ 김현정> 차마 안녕하시냐는 인사는 제가 못 드리겠네요, 오늘 아침에는. 회의가 한 4시간 열렸다고요?

◆ 진수희> 그렇습니다.

◇ 김현정> 끝까지 의견이 안 모이던가요?

바른정당 진수희 최고위원
◆ 진수희> 네, 좁혀지지 않았습니다. 어느 정도 예견된 상황이었고요. 결론도 그랬습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그러니까 탈당을 하겠다고 마음먹은 분들이 처음부터 마음잡고 들어오신 것 같은 느낌?

◆ 진수희> 어제뿐만이 아니고 한참 됐죠.

◇ 김현정> 한참 전부터.

◆ 진수희> 그런 결심을 하셨다고 저희가 판단하는 게 꽤 됐다고 저는 봅니다.

◇ 김현정> 이미 굳힌 상태. 그런데 남경필 경기지사가 절충안으로 제안한 게 있었잖아요. 통합전당대회. 그러니까 탈당파는 아직 나가지 마세요. 그리고 독자 노선파도 단독 전당대회 하지 마세요. 자유한국당이 쇄신할 때까지 일단 기다렸다가 같이 통합전당대회 하는 안은 어떻습니까? 일단은 좀 홀딩하자 이런 절충안 내놨는데 이것도 다 안 먹힌 겁니까?

◆ 진수희> 지금 잠깐 용어를 교정해 드려야 되겠는데 독자 노선파라고 말씀을 하시는데 그게 아마 자강파 이러시는데요. 지금 당을 끝까지 지켜보자. 그렇다고 저희들이 쇄국하자는 것 결코 아니고요. 우리 스스로 좀 처음에 창당할 때 국민들께 약속했던 거를 좀 노력다운 노력을 해 보자. 그리고 지금 남경필 지사가 제안한 통합전대라는 게 자유한국당이 어느 정도 쇄신될 때까지 기다리자 이게 아니고요. 그냥 지금 통합전대를 추진해 보자. 전당대회 연기 좀 시켜놓고 통합전대 논의를 해 보자는 건데 통합전대라는 건 그야말로 통합을 일단 전제하고 그 방법론을 얘기하는 거 아닙니까? 그런데 그 통합전대라는 것은 사실은 제대로 하기로 하면 거의 양당이 당 해산 수준에 가깝게 만들어놓고 제로베이스에서 당을 한번 새로 만들어보자는 의미잖아요.

◇ 김현정> 그렇죠. 지도부 다 사퇴하고.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 소속의 3선 의원들이 11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보수대통합 추진 모임을 갖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 진수희> 그런데 이미 그 제안 나오자마자 자유한국당하고 홍준표 대표는 일언지하에 공개적으로 거부 의사를 밝혔고요. 사실은 전대 한 달 연기해 놓고 기다려보자 그러는데 저 자유한국당 내부의 구성이 다 아시잖아요. 지금 박근혜 전 대통령 모든 국민들이 상식으로 생각하는 그 출당 하나 결정하는 데 저렇게 시끄러웠는데 하물며 당 해산에 가까운 통합전대를 결정하기까지 또 얼마나 힘들겠습니까?

◇ 김현정> 애초에 말이 안 되는, 그러니까 가능성이 없는 얘기였다?

◆ 진수희> 합의를 이루어내기 엄청 힘든 그것을 주장을 하시니까. 물론 남경필 지사, 당 안 깨졌으면 좋겠다는 그 충정이야 저희들이 모르는 바는 아닌데 현실적으로 자유한국당에서 갖지 못할 카드를 던져놓고 이미 거절도 당한 얘기를 갖고 우리가 우리의 정치일정, 즉 11월 13일 전당대회까지 멈춰 세워놓고 이렇게 하는 건 너무 구차스럽기도 하고 제가 보기에는 좀 말이 안 되는 것 아닌가.

◇ 김현정> 알겠습니다. 그래서 통합전대에 대한 얘기는 사실상 물 건너간 얘기였고 탈당하실 분들이 탈당하느냐 아니냐 이것만 남았던 거였는데 결국 그분들은 이미 마음 굳힌 상태였다 이런 말씀이세요.

◆ 진수희> 저는 그렇게 읽었습니다.

◇ 김현정> 그렇게 읽으셨어요. 그런데 진 최고위원님, 사실은 자유한국당이 박근혜 전 대통령 출당을 시켰어요. 당내에서 반발이 거셌는데도 불구하고 홍 대표가 밀어붙였습니다. 그 명분에는 보수통합을 해야 된다. 바른정당에서 합치고자 하는 분들한테 뭔가 명분을 줘야 된다 이런 게 깔려 있었거든요. 박근혜 전 대통령 탈당, 제명시키는 것. 이 정도로는 합치는 거 택도 없다고 보신 겁니까?

◆ 진수희> 저를 비롯한 몇 명은 그게 과연 혁신인가. 그런 생각을 많이 했고요. 이미 박 전 대통령은 정치적으로 사망선고 받은 것이나 다름없는 분을 전직 대통령 당적 하나 정리하는 게 글쎄요. 그게 무슨 대단한 혁신인가. 물론 그게 시작일 수는 있으나 그 이외에 다른 소위 정말 혁신이라고 할 수 있는 혁신이 과연 그 당에서 일어날 수 있을지. 저는 지난해 말에 바른정당 만드신 분들이 나올 그 무렵보다 지금의 자유한국당, 그러니까 새누리당 때보다 자유한국당의 지금 상황은 훨씬 더 극우, 더 나쁜 상황으로 갔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 김현정> 오히려요?


◆ 진수희> 네, 류석춘 소위 혁신위원장이 가세한 이후에 여러 가지 상황에 따라서 나오는 입장이라든지 정부 비판하는 방향이라든지 방식이라든지 이런 부분들이. 모르겠어요. 많은 국민들이 자유한국당의 저런 방식에 그렇게 동의하는 것 같지 않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는.

◇ 김현정> 따라서 함께할 수 없었다. 탈당하는 분들의 명분도 충분치 않다 이 말씀을 하시는 건데요.

◆ 진수희> 저는 그렇게 생각을 합니다.

◇ 김현정> 바른정당의 미래는 어떻게 되는가 이 부분이 제일 궁금합니다. 딱 한 명만 빠져도 교섭단체 지위를 잃는 거였는데 지금 9명이 빠져나간단 말이에요. 그러면 현실적으로만 봐도 국가로부터 보조금 받는 것 이거 상당히 줄어드는 이런 문제도 있고 이래저래 타격이 큰 건 사실이죠?

◆ 진수희> 현실적으로 매우 어려울 거라고 각오를 하고 있고요. 일단 재정적으로 어려워지는 건 너무나 뻔히 보이고요. 교섭단체 지위를 잃어버리면 언론의 시야에서도 많이 사라지고 그러면 국민들 사이에 존재감이 없어지는 게 아닐까라는 그 현실적인 두려움이 사실 제일 크고요.

재정적으로 어려워지고 하는 건 천막당사라도 아주 허름한 사무실 하나 얻어서 그런 식으로 하고 모두들 허리 졸라매고 정말 새로 시작하는 마음으로 운동화끈 다시 매고 그럴 각오는 저희들 되어 있고요. 바른정당 창당해서 나올 때부터 사실은 쉽고 순탄한 길이 있을 거라고 생각은 안 했기 때문에 저희들 이렇게 초심 붙잡고 가다 보면 또 국민들이 돌파구를 열어주시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있고요.

◇ 김현정> 천막당사 각오까지 우리는 서 있다? 그럼 13일 전당대회는 예정대로 치르는 거고요?

◆ 진수희> 그렇습니다. 그건 정말 국민들께 약속한 부분이기 때문에 그걸 멈춰야 될 이유를 저희들은 찾아보기 어렵고요. 그 전대 그러니까 통합전대니 하는 이야기도, 통합 논의도 왜 우리가 전대 끝나고 새로운 지도부 구성된 상태에서 하면 안 되는지 저는 그게 이해하기 어렵고요. 지금 전대 후보로 나와 계신 여섯 분. 유승민 의원 포함해서 그분들 다 통합 자체 반대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전당대회 예정대로 하고 새 지도부 출범시킨 다음에 정말 새롭게 또 국민들 여론 물어가면서 통합 논의를 하겠다 이렇게 천명을 했었어요.

◇ 김현정> 잠깐만요. 그 부분 굉장히 중요한 부분인데. 그러니까 예정대로 전당대회 치르고 그 후에 조금 더 장기적으로 봤을 때 진로 말입니다. 사실 선택지는 세 가지 정도가 있습니다. 하나는 독자 노선으로 쭉 간다. 지방선거도 그렇게 치른다. 또 하나는 국민의당과 정책연대 넘어서 합동공천 혹은 통합까지 시도한다 이런 방법. 세 번째는 자유한국당의 혁신을 더 압박을 해서 만족할 수준이 되면 그때 자유한국당과의 보수통합을 시도한다. 이 세 가지 선택지 정도. 어떤 길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보세요?

◆ 진수희> 그런데 이 세 가지가 서로 상호배타적인 선택지는 아니라고 봅니다. 첫째 독자노선이라는 것은 정당이라는 게 모름지기 그 정당이 추구한 가치나 방향성을 향해서 세력을 강화하면서 가다 보면 또 그 가치나 이념을 공유하는 집단들이 가까이에 있으면 또 힘을 합해야 될 때 합할 수도 있고요. 그게 국민의당이 됐든.

◇ 김현정> 그건 물론 당연한 기본적인 말씀이시고요. 일단 지금 지방선거가 얼마 안 남은 상태에서는 어떻게 할 것인가. 뭔가 플랜을 가지고 계실 것 같아서요.

◆ 진수희> 일단 그 모든 것들이 지금은 대행체제로 우리가 몇 달을 왔어요. 대행체제에서 제대로 지도부 중심도 없는 상태로 통합논의를 진행한다는 것도 안 맞고요. 새로 지도부를 구성을 해서 새로 우리가 우리 대표를 세운 다음에 다른 당하고 통합논의를 하든 연대논의를 하든 선거에 대한 걱정을 공유하든. 그렇게 하자는 거거든요.

◇ 김현정> 그러면 국민의당에도 열려 있고 자유한국당에도 열려는 있는 상태다 이런 말씀으로도 들리네요?

◆ 진수희> 민주사회에서 정당은 항상 열려 있는 상태로 언제든지 다른 세력과 힘을 합할 수 있고 뜻이 맞으면. 그러나 국민들이 보시기에 선거 앞두고 공학적으로 힘 합한다 이런 건 우리는 좀 그런 식의 연대나 무슨 합당이나 이런 건 되도록 하지 말자 그런 입장인 거죠.

◇ 김현정> 김 최고위원님, 지금 30초밖에 안 남아서요. 제가 이 질문을 꼭 좀 드리고 싶은 게 오늘 10시에 탈당 기자회견하는 아홉 분. 이분들께 조언일 수도 있고 충고일 수도 있고 서운한 말씀일 수도 있고. 30초 하실 말씀 있으면 해 주십시오.

◆ 진수희> 지금 어차피 결심하고 헤어집니만, 그분들이 말씀하신 대로 자유한국당에 가셔서 내부에서 한번 개혁이나 변화를 이끌어보신다고 하시니까요. 정말 작년에 나올 때도 내부에서 개혁이 안 됐기 때문에 나왔는데 지금 다시 돌아가셔서 정말 개혁을 열심히 하시면 그래서 우리 바른정당에 남아 있는 분들하고 또 언젠가. 언젠가라는 게 머지않은 장래가 되기를 바랍니다마는 언젠가 또 만나질 수도 있는 거기 때문에 우리는 우리의 위치에서 또 돌아가신 분들은 그 당에 들어가셔서 열심히 혁신을 하면 좋겠다. 지금은 그런 쿨한 마음입니다.

◇ 김현정> 정말 쿨하게 보내주시네요. 저는 많이 서운해 하실 줄 알았는데.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오늘 아침 말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진 위원님.

◆ 진수희> 감사합니다.

◇ 김현정> 바른정당 진수희 최고위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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