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계도 일단 공개적인 회동을 자제하는 가운데 물밑에서 의견을 조율하는 흐름이 감지된다. 어떻게든 반격의 흐름을 만들지 못하면 2차 ‘강제 출당’ 사태에 직면할 것이란 위기감이 작용하고 있다.
‘바퀴벌레’라는 표현은 홍 대표가 처음 ‘친박 청산’ 계획을 밝힐 당시부터 쓰던 용어다. ‘잔박’이란 표현은 박 전 대통령이 출당됐으니 남은 친박들도 당을 떠나라는 의미로 사용된 것으로 해석된다.
홍 대표는 두 의원을 향해 “이제 추태 그만 부리고 당과 나라를 이렇게 망쳤으면 사내답게 반성하고 조용히 떠나라”고 촉구했다. 그가 혁신위와 윤리위를 통해 두 의원에게 권고한 자진 탈당 시한도 지난 4일 0시로 지나갔다. 홍 대표는 이번엔 자동 출당 대신 의원총회 소집을 통한 ‘의원 3분의 2’ 동의로 두 의원을 출당시키려 할 것으로 보인다.
홍 대표는 “박근혜 치맛자락 잡고 호가호위하던 일부 극소수 잔박들이 아직도 박근혜를 빌미로 자신들의 구명도생을 꾀하는 것을 보면서 이 사람들을 동지로 생각하고 정치를 해 온 박 전 대통령이 정말 안타깝다는 생각이 든다”고 꼬집었다. 이어 “진정으로 차가운 감방에 있는 박 전 대통령을 위한다면 모든 것을 내려놓고 포일리 구치소 앞에 가서 머리 풀고 석고대죄하라”고도 촉구했다.
홍 대표의 수위 높은 비난은 자신의 강제 출당 조치에 반발하고 있는 친박계를 조기에 진압하기 위한 것이다. 서·최 의원은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제명 결정은 원천 무효라고 주장하며 홍 대표에게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도 일부 대구‧경북(TK) 지역 의원들이 물밑에서 대응책을 조율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친박계는 홍 대표의 원색적인 비난에 부글거리고 있다. 야권 관계자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막말은 막말로 돌아온다. 홍 대표 체제가 오래 가기 힘들 것”이라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서 의원 주변에선 홍 대표가 검찰 수사에 앞서 도움을 요청한 내용이 담긴 녹취록을 공개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말도 흘러나온다.
한편 바른정당 의원 8~9명의 복당에 맞춰 홍 대표 측과 친박계가 경계하는 흐름도 감지된다. 홍 대표 측에선 자신들이 싸워 얻은 과실을 김무성 의원이 가져갈 수 있다며, 당초 김 의원의 측근인 김성태 의원에게 밀어줄 것을 검토했던 차기 원내대표 자리를 재고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된 것으로 전해졌다. 친박계 이재만 최고위원은 김 의원이 복당할 경우 징계안을 내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