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야구위원회(KBO)가 4일 발표한 FA 자격 선수 중 신규는 9명, 재자격 선수는 10명이다. 나머지 3명은 자격유지해 FA로 나서지 않았다.
신규 FA들은 롯데 손아섭, 두산 민병헌, SK 정의윤 등 수준급 외야수 자원들이 많다. 투수들 중에는 한화 안영명, 롯데 김성배, 삼성 권오준 등이다. 생애 첫 FA 자격 취득의 꿈에 부푼 선수들이다.
하지만 재자격 FA들의 면면도 화려하다. 이름값에서는 오히려 신규 FA들보다 앞서는 양상이다. 또 한번의 잭팟을 꿈꾸는 선수들이다. 임창용, 김주찬(이상 KIA), 최준석(롯데), 손시헌, 이종욱(이상 NC), 정근우, 이용규(이상 한화), 이대형(kt) 등이다.
가장 눈에 띄는 선수는 롯데 포수 강민호다. 강민호는 이미 2013시즌 뒤 당시 역대 최고액인 4년 75억 원의 대박을 터뜨렸다. 당시 28살의 젊은 나이에 최고 포수의 기량을 갖췄다.
4년의 세월이 지났지만 강민호는 여전히 국내 정상급 공수 겸장 포수다. FA 계약 후 첫 시즌인 2014년에는 부진했지만 2015년 35홈런 86타점으로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냈다. 지난해도 데뷔 후 최고 타율 3할2푼3리에 20홈런 72타점을 올렸다.
물론 4년 전처럼 75억 원 규모의 계약은 쉽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최근 KBO 리그의 기류는 30대 이상 선수들에게도 고액 계약을 안겨주는 추세다. 롯데 주장 이대호가 35살의 나이인 올해 4년 150억 원 역대 최고액을 기록했고, 이대호와 동갑내기인 김태균(한화)도 2015시즌 뒤 4년 84억 원에 도장을 찍었다.
강민호는 이들보다 젊다. 수비 부담이 큰 포수지만 그만큼 공헌도가 높다. 어지간한 중심 타자 못지 않은 타석에서의 파괴력도 여전하다. 오히려 계약 규모가 더 커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이유다.
더군다나 FA 물가는 해마다 급등했다. 강민호의 최고액 기록은 그동안 두 배로 뛰었다. 리그 톱 수준의 선수는 최소 80억 원 이상의 몸값을 찍는다. 4년 전 강민호가 받은 4년 75억 원 조건은 어떻게 보면 이제는 평범한 수준이다. FA 인플레이션을 감안하면 강민호가 4년 전만큼 혹은 더 많이 받을 공산이 적잖다.
올해 롯데는 팀 평균자책점(ERA) 3위(4.56)에 올랐다. 투수 왕국 LG(4.30)과 두터운 선수층의 두산(4.38) 다음이었다. 특히 후반기 마운드 안정화에 강민호의 공을 빼놓을 수 없다. 강민호가 없는 롯데를 생각할 수 없는 이유다.
2017 타이어뱅크 KBO 리그에서 여전히 정상급의 기량을 뽐낸 강민호. 두 번째 FA 대박의 꿈을 이룰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