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파 vs 해외파' FA 최고액 자존심, 누가 지킬까

'누가 최고 몸값의 주인공 될까' 올해 스토브리그를 뜨겁게 달굴 KIA 양현종(왼쪽부터)-롯데 손아섭과 메이저리그에서 국내 복귀 가능성이 높은 김현수, 황재균.(자료사진=KIA, 롯데, 노컷뉴스DB)
한국시리즈(KS)까지 마친 올해 프로야구에 또 다른 전쟁이 시작됐다. 경기가 아닌 자금력을 겨루는 '쩐의 전쟁'이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22명이 공시되면서 FA 시장이 열렸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4일 2018년 FA 자격을 획득한 선수 명단을 공시했다. 신규 자격 선수 9명과 재취득 선수 10명에 자격 유지 선수 3명 등 총 22명이다.

올해도 대어급 FA들이 눈에 띈다. 신규 선수뿐 아니라 재자격 선수도 고액 계약을 맺을 가능성이 적잖다. 여기에 이미 FA 자격을 얻은 선수들이 있다. 단기 계약을 했거나 해외로 진출했다가 돌아온 선수가 있다. 신규 선수, 여기에 국내파와 해외파 중 누가 최고 몸값을 찍을지도 관심이다.

▲손아섭, 신규 FA 중 최대어

일단 이날 KBO가 발표한 명단 중에서는 롯데 외야수 손아섭(29)과 두산 외야수 민병헌(30)이 매력적인 카드로 꼽힌다. 내년 이제 30대에 접어든 상대적으로 젊은 나이라 향후 전성기가 5년 정도는 지속될 것이기 때문이다.

손아섭은 최대어로 꼽힌다. 2년 연속 144경기 모두 출장한 손아섭은 지난해 타율 3할2푼3리 16홈런 81타점에 득점(118개)과 도루(42개) 2위에 올랐다. 올해는 안타왕(193개) 타이틀에 득점 2위(113개)에 생애 첫 20홈런-20도루(25개)까지 기록했다. 현역 선수 중 통산 타율 1위(3할2푼5리)의 정교함과 스피드에 올해 파워까지 갖췄다.

만약 국내 구단과 계약한다면 손아섭은 4년 기준 100억 원 안팎의 계약을 기대할 만하다. 최근 손아섭만큼 꾸준한 활약을 보인 선수가 드문 까닭이다. 팀 사정상 테이블세터로 기용되기도 했지만 중심 타선에서도 파괴력을 보일 능력을 갖췄다.

올해 WBC 당시 손아섭의 모습.(자료사진=황진환 기자)
다만 손아섭은 해외 진출 변수가 있다. 이미 지난달 메이저리그(MLB) 사무국으로부터 KBO에 신분조회 요청이 왔다. 2년 전 포스팅(비공개경쟁입찰)에서 아픔을 맛본 손아섭은 이적료가 필요없는 FA 자격을 얻은 터라 다시금 도전할 가능성이 높다.

민병헌도 손아섭에 버금가는 카드로 꼽힌다. 본격적으로 주전으로 도약한 2013년부터 5년 연속 3할 이상 타율에 70타점 이상, 최근 4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뽑아냈다. 출루율도 5시즌 동안 4할에 육박한다. 강한 어깨에 1번과 3번 등 쓰임새도 다양한 선수다.


SK에서 FA 자격을 얻은 외야수 정의윤(31)도 매력이 있다. 비록 올해 초반 부진해 112경기 타율 3할2푼1리 15홈런 45타점을 기록했으나 지난해 144경기 타율 3할1푼1리 27홈런 100타점을 올렸다. SK 이적 후 타격에 눈을 뜬 정의윤이다. 출전 기회만 제대로 보장받으면 중심 타자 역할을 해낼 선수다.

▲양현종 vs 김현수, 최고 몸값은 누구?

하지만 올해 스토브리그 최고 몸값은 기자격 선수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이미 FA 자격을 갖춘 선수들로 재자격을 얻는 4년이 아닌 짧은 계약으로 사실상 다시 FA 시장에 나오는 선수들이다.

일단 올해 KS 최우수선수 KIA 양현종(29)이 최고액 타이틀을 얻을 공산이 크다. 올해 국내 투수 중 22년 만에 선발 20승을 따낸 데다 KS에서도 사상 첫 1-0 완봉승을 거두며 최고의 에이스로 우뚝 섰다. 8년 만에 KIA의 우승을 이끈 공로로 크다. KIA에서는 최고 대우를 해준다는 방침이다.

사실 양현종은 지난 시즌 뒤 FA 자격을 얻어 일본 구단으로부터 연 평균 30억 원 규모 계약을 제시받았다. 그러나 KIA의 우승과 MLB 도전의 꿈을 위해 1년 22억5000만 원에 잔류했다. 양현종은 CBS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MLB 꿈도 있지만 KIA 잔류가 첫 번째"라고 밝힌 바 있다. KIA에 남으면 차우찬(LG)의 투수 최고액(4년 95억 원)은 거뜬히 넘길 수 있다.

'다음 행보는 나도 몰라요' 메이저리그 필라델피아 필리스에서 활약한 외야수 김현수(29)가 10월 19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해 취재진의 질문에 눈을 질끈 감은 모습.(자료사진=이한형 기자)
이런 가운데 해외파들이 이번 스토브리그의 최고액 선수가 될 수도 있다. 올해 MLB에서 혹독한 경험을 한 김현수(29)와 황재균(30)이다.

지난 2015시즌 뒤 볼티모어와 2년 700만 달러(약 82억 원) 계약을 맺은 김현수는 올해 필라델피아로 이적해 계약이 종료됐다. 2할대 초반의 타율로는 빅리거 보장 계약이 힘든 상황. 미국에 잔류한다면 마이너리그부터 시작하는 스플릿 계약이 유력하다.

국내로 복귀한다면 4년 100억 원 규모의 계약이 가능하다. 때문에 김현수는 "미국 잔류가 우선이지만 내 의지만으로 되지 않는다"면서 "국내 구단의 좋은 조건이 온다면 생각해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올해 대부분을 마이너리그에서 보낸 황재균은 이미 국내 복귀를 선언한 상황. 눈물 젖은 빵은 먹을 만큼 먹은 황재균은 빅리그도 밟아본 만큼 미련을 버렸다. kt를 비롯해 LG 등 3루수 거포가 필요한 구단들이 눈독을 들이고 있다. 이미 계약이 이뤄졌다는 소문도 나온다.

신규 자격 FA와 재자격 FA, 여기에 국내파와 해외파, 어떤 선수가 최고 몸값의 주인공이 될까. 올해 스토브리그를 달굴 뜨거운 감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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