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정당 통합파의 한국당 복당으로 보수진영의 일부 정계 개편 가능성도 점쳐지는 가운데, 친박계에서는 이를 "홍 대표 독단에 의한 무효"라고 주장하고 있다.
홍 대표는 3일 오후 기자간담회를 열어 직접 박 전 대통령 제명을 확정한다고 밝혔다. 홍 대표는 "당 대표가 이를 직접 처리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며 스스로 이같은 결론을 내렸다.
홍 대표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한국당이 보수 우파의 본당으로 거듭나기 위해서 '박근혜 당'이라는 멍에에서 벗어나지 않을 수 없다고 판단했다"며 박 전 대통령 제명의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지난 60여 년 세월 동안 대한민국 국민들이 보수 우파 세력에 정권을 맡겨준 것은 다소 부족하기는 해도 국정 능력과 책임 정치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며 "그러나 박근혜 정부의 무능력과 무책임으로 한국 보수 우파 세력들이 허물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3일)로서 박 전 대통령의 당적은 사라진다"며 박 전 대통령의 제명 처분을 재차 강조하고, "앞으로 (박 전 대통령이) 부당한 처분을 받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홍 대표가 직접 박 전 대통령의 제명을 결정하는 모양새를 띤 것은 홍 대표와 친박계는 당헌·당규 해석을 놓고 정면으로 부딪히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이날 오전에 열렸던 최고위원회의에서도 박 전 대통령 제명 안이 논의됐지만 결론이 나지 않았다.
최고위 회의 내부에서는 친박계 최고위원을 중심으로 박 전 대통령의 제명 처분은 최고위의 '의결'을 반드시 거쳐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지만, 홍 대표는 현재의 한국당 당헌·당규는 자신이 과거 2006년에 직접 만들었다고 주장하며 박 전 대통령 제명 처분에 대한 권한은 당 대표에게 있다고 강조했다.
회의 내부 분위기를 놓고도 홍 대표와 친박계는 상황을 서로 다르게 해석했다. 강효상 대변인은 회의 내부에서 박 전 대통령 제명에 반대하는의견이 하나도 없었다고 말했지만, 김 최고위원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대다수의 최고위원들이 이에 반대하고 절차적 문제에 대해 우려를 제기했다"고 말했다.
때문에 박 전 대통령 제명을 둘러싼 논란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홍 대표는 박 전 대통령이 더이상 당원이 아니라고 공식 선언하고, 친박계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박 전 대통령의 당원 여부를 놓고 계파 갈등이 불거지는 모습이다. 홍 대표의 발표 직후 최경환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당헌·당규를 위반한 행위로 (홍 대표의 결정은) 원천무효이며 취소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추후 여론의 향배에 따라 보수 진영의 '부분 통합'도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박 전 대통령의 제명이 바른정당 통합파들의 복당 전제 조건인 측면이 있어, 김무성 의원을 필두로 한국당 복당이 가시권 안으로 들어왔다는 전망이 나온다. 일단 바른정당은 5일 통합파 의원들의 한국당 복당 문제를 놓고 '끝장' 의원총회를 예고했다.
그러나 한국당 친박계에서는 이들의 복당을 위해 박 전 대통령이 제명된 것이라며 반대 의사를 밝혔다. 반발을 의식한 듯 홍 대표도 박 전 대통령 제명을 확정하는 기자회견에서 바른정당과의 보수 통합 문제를 별도로 언급하지 않았다. 오히려 "(박 전 대통령 제명은) 보수 통합 때문이 아니다"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유승민 의원은 이날 서울대학교 강연 직후 기자들과 만나 "(박 전 대통령) 출당이 대단한 개혁인 것 같이 포장되는 데 동의할 수 없다"며 "바른정당을 떠나 한국당으로 가려는 분들을 이해하지 못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