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의 '탐욕'이 부른 다스 실소유주 논쟁

(사진=자료사진)
다스의 실소유주는 진정 누구란 말인가. 이 논란은 도대체 언제나 끝날 것인가.

도곡동 땅과 다스 그리고 BBK 관계는 마치 수수께끼에 등장하는 미로와 같다. 오죽했으면 "그래서 다스는 누구꺼?'라는 온라인 유행어가 만들어지고 "'다스는 누구 겁니까' A부터 Z까지 세상 쉬운 설명"이라는 언론 보도까지 나왔을까.

그러나 다스 이야기는 너무나 복잡하다. 독자들도 설명을 들을 땐 고개를 끄덕인다. 하지만 결론부에 이르면 난마처럼 얽힌 이야기에 다시 한번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 만다. 이것이 다스 실소유주 논쟁의 한계라 할 것이다.


1987년 처음 만들어진 다스의 매출 역사를 보면 '폭풍 성장'을 할 때가 있다. 그 중의 하나가 2005-2006년 MB가 서울시장을 역임했을 때이다. 공교롭게도 현대자동차그룹이 서울시에서 양재동 신사옥 증축을 허가받았을 때와 겹친다.

2천억원에 불과하던 다스 매출은 MB가 현대차 양재사옥을 도운 뒤 2배로 폭발했다.
원래 그 땅가운데 일부는 유통시설부지였다. 따라서 현대차가 지금과 같은 업무용 건물을 짓는다는 건 불가능한 땅이었다. 하지만 서울시는 '규칙'을 개정하고 '연구시설'이라는 명목으로 사옥 증축이 가능하도록 해줬다.

당시 현대차 그룹은 연구개발 인력이 충남 아산시 등 전국에 흩어져 통합이 절실했다. 특혜 논란이 있었지만 일자리 창출 기여라는 명목으로 비켜갔다.

사실 다스가 이명박 전 대통령 소유라는 확증은 아직 없지만 의심은 차고 넘친다. 다스가 BBK 김경준에게 140억원을 돌려받기 위해 MB측근인 김재수 전 LA총영사를 동원했다는 의혹, 그리고 다스 아산공장 공장장 출신 인사가 청와대 민정비서관으로 임명돼 이 과정에 개입했다는 의혹 등 셀 수 없다.

그러나 이런 '정황'과 '사실'들만이 다스 실소유 의혹을 키운 건 아니다. 오히려 의혹을 잠재우지 못한 것은 이명박 전 대통령 본인 탓이라 할 것이다.

무엇보다 큰 몫을 한 것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탐욕'이다. 다스 실소유주는 이 전 대통령 아니면 그의 형 이상득씨 일 것이다. 그렇다면 다스가 'MB집안 소유'라는 점은 불변의 사실이다.

MB집안은 다스로 엄청난 '떼돈'을 벌었다. 다스는 1987년 수십억원에 불과한 회사였다. 오늘날에는 2조원을 훨씬 넘는 중견기업이 됐다. 지분 하나 없지만 이 전 대통령 아들은 다스 핵심 계열사 몇곳에서 사장 노릇까지 하고 있다.

그런데 MB 집안은 몇백억, 몇천억원을 벌고도 만족하지 못했다. 옵셔널벤처스의 소액주주들에게 돌아가야 할 140억원까지 중간에서 거머 쥔 것이다. 다스로 번 돈에 비하면 '새발의 피'도 안되는 돈이다.

미국법원은 2011년 2월 소액 주주들에게 '김경준으로부터 140억원을 돌려받으라'고
판결했다. 그러나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 선고를 코 앞에 두고 갑자기 김경준이 140억원을 다스에 준것이다.

투자자들은 석달 전 사전 선고 결과를 예고해주는 미국 사법제도와 청와대 권력을 악용해 다스가 이 돈을 중간에서 가로채기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때 MB나 MB집안이 소액 주주들에게 돌아갈 140억원을 탐내지 않았다면 오늘날의 불행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그가 양보를 했다면 소액주주들이 정권이 바뀌어 고발을 했을리 없기 때문이다.

우리 속담에 '아흔아홉 가진 사람이 하나 가진 사람보고 백 개 채워달라 한다'는 말이
있다. 바로 MB를 두고 하는 말일지 모르겠다. 가진자가 더 가지려는 인간의 탐심은 반드시 뒤탈을 수반한다.

투자자들에게 그때 140억원을 양보했다면 이명박 전 대통령의 다스 실소유주 논쟁은 다시 점화되지 않았을 것이다. 청와대 비서관들이 다스를 위해 돈빼주는 일에 관여한 권력남용 사건이라는 주장도 설득력을 얻기 어려웠을 것이다.

불행하나 다스 실소유주 사건은 이미 국민들이 용서할 수 없는 단계가 돼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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