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시외버스 파업으로 당황한 시민들 '발동동'

도내 시외버스 50.1%인 671대 파업

멈춰선 시외버스(사진=최호영 기자)
경남 지역 시외버스 절반 가량이 파업에 들어가면서 도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3일 오전 마산시외버스터미널에는 이른 아침부터 시외버스를 이용하려는 사람들로 붐볐다.

그러나 부산과 진주 등을 가려는 사람들은 갑작스러운 파업에 당황하는 표정이 가득했다.

매표소 앞에서 표를 구하지 못한 사람들은 휴대전화로 "제 시간에 가지 못할 것 같다"며 걱정스럽게 전화를 했고, 목적지 인근으로 가는 차편을 알아보는 시민들도 있었다.

대학생 이모(21) 씨는 "부경대에 수업도 있고 시험도 있는데 제 때 못가서 성적의 불이익을 받을 까 걱정된다"며 "다행히 동래 가는 차편이 있는데, 빨리 협상을 마무리해서 시민들의 불편을 덜어줬음 한다"고 말했다.

승차권 무인 발매기는 '점검중'이라는 안내장이 붙여졌고, 시외버스 파업을 틈타 "부산, 진주"를 외치며 택시 기사들의 호객 행위도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전국자동차노동조합연맹 경남지부는 이날 마산시외버스터미널 앞에서 출정식을 열고 "일방적인 희생만을 강요하는 사용자가 정신 바짝 차리고 우리들의 정당한 요구를 수용할 수 있도록 끝까지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경남 시외버스 업체 25곳의 기사 2천400여 명은 이날 오전 4시부터 파업에 돌입했다.(사진=최호영 기자)
이들 노조에 소속된 시외버스 업체 25곳의 기사 2천400여 명은 이날 오전 4시부터 파업에 돌입했다.

현재 도내를 운행하는 시외버스 1천339대 가운데 50.1%인 671대가 파업에 참여한 것으로 집계됐다.

시내, 농어촌의 경우 1천693대 가운데 16%인 277대가 멈췄다.

이에 따라 경남도는 파업으로 불편을 겪는 12개 시군에 전세버스 70여 대를 긴급 투입했다.

개별 협상을 완료한 시외버스 1곳과 창원과 김해지역 시내버스, 공동협상 대상 업체가 아닌 양산과 창녕, 고성, 산청 지역의 시내‧농어촌버스는 정상 운행된다.

도는 다른 도 지역을 운행하는 시외버스와 고속버스 노선의 운행 횟수를 증회해달라고 요청하는 한편, 정상 운행중인 시군에도 버스의 연장 운행과 횟수를 늘리라고 지시했다.

또, 택시부제와 승용차 요일제도 전면 해제하고, 출퇴근 시간대 혼잡을 최소화하기 위해 공공기관과 중고등학교 학생들이 자율적으로 시차 출근 또는 등교할 수 있도록 관련기관에 협조를 요청했다.

그동안 버스 노사는 지난 7월 28일부터 6차례에 걸쳐 협상을 진행했지만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았다.

이에 노조는 지난달 쟁의행위여부 찬반 투표에서 95%의 찬성으로 파업을 가결했다.

노조는 임금 7%(14만5천470 원) 인상, 근무일수 1일 단축 등 4개 사항의 요구하고 있다.

경남지방노동위원회는 중재 신청이 접수됨에 따라 오는 16일까지 중재 조정에 들어간다.

도는 이날 오후에 노동부와 함께 노사 간 중재에 나설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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