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교회가 위기를 맞고 있다는 우려 속에 작은 교회를 살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았습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교회의 위기가 작은 교회를 넘어 중형 교회로 넘어오고 있어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데요, 목회사회학연구소가 세미나를 열어 중형 교회의 위기를 진단했습니다. 최경배 기자가 전합니다.
[기자]
한국 교회가 위기를 겪고 있다고 말할 때 대부분 작은 교회의 어려움을 주목했습니다.
그런데 그 위기가 중형 교회로까지 확대되고 있다는 사실이 심층 인터뷰를 통해 확인됐습니다.
목회사회학연구소는 거룩한빛광성교회의 도움을 받아 출석 교인 3백명에서 1천명 사이에 있는 중형 교회 25개를 선정해 지난 2월부터 9월까지 심층인터뷰를 통한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녹취]
정성진 목사 / 거룩한빛광성교회
“그 혁혁한 교회들이 무너져 내리는 것을 보게되었습니다.학자들을 통해서 조사하고 세미나를 해야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경종을 울리고, 어떻게 하면 다시 교회가 중형교회를 살릴 수 있을 것인가..”
1980년대와 90년대에 걸쳐 성장한 중형 교회들은 대부분 지역을 기반으로 성장했고, 서울 부도심이나 수도권에 위치해 주택가나 아파트를 중심으로 성장했습니다.
그런데 2000년대 들어 교회 안팎의 문제들로 인해 중형 교회들이 위기를 맞고 있으며, 이 때문에 중형 교회들의 지원을 받아온 미자립 교회들은 더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녹취]
조성돈 교수 / 목회사회학연구소 소장
“중형 교회가 무너지면 중형 교회에서 지원하고 있는 작은 교회, 농어촌 교회, 교계 단체들 이런 곳들이 함께 무너져 내린다는 거죠. 한 교회가 무너지면 작은 교회, 주변 단체 이런 곳이 평균 50개 정도는 같이 흔들릴 수밖에 없는 그런 구조입니다.”
목회사회학연구소는 중형 교회들이 겪는 위기의 외적 요인으로 구도심 공동화와 노령화를 지목했습니다.
지난 2008년 총선에서 뉴타운 공약이 남발했고, 무려 331개 지역이 지정됐지만 공약이 모두 지켜지지 못하면서 사업이 중단되는 곳이 속출했습니다.
그리고 이 지역에서 주민들이 떠나면서 교인 수가 급감했다는 설명입니다.
또, 젊은 층이 교회에서 빠져나가고 있는 상황에서 은퇴한 교인들이 헌금할 수 있는 여유가 없어진 점은 교회의 재정적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습니다.
[녹취]
조성돈 교수 / 목회사회학연구소 소장
“(어느 목사님이) 노령화되면서 재정적으로 어려워졌다는 말과 함께 좋은 지적을 하나 해주셨습니다. 뭐냐면 어르신들만 계시니까 교회가 보수화되어졌다는 겁니다. 정치적으로나 신학적으로나 신앙생활 하는 거나 이런 부분에서 보수화가 일어나니까 젊은 사람들이 점점 더 빨리 떨어져 나간다는 겁니다.”
중형 교회의 위기를 불러오는 내적 요인으로는 원활하지 못한 리더십 교체 문제가 지목됐습니다.
은퇴 목회자 처우 문제와 후임 목회자 청빙 문제, 후임 목회자와의 갈등 등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중형 교회들이 많았다는 설명입니다.
목회사회학연구소는 각 교회에서 발생하는 분란은 한국 교회 전체의 문제로 비화될 수 있다면서 당사자의 이해관계를 넘어 교회 공동체를 바로 세우기 위한 노력이 절실하다고 밝혔습니다. CBS 뉴스 최경배입니다.
(장소) 목회사회학연구소 세미나 ‘한국교회 마지노선 중형교회’ / 11월 1일, 서울 연지동 한국기독교회관
(영상취재/ 정용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