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문진은 2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율촌빌딩에서 임시이사회를 열어 고 전 이사장 불신임 및 해임 건의안을 모두 가결시켰다. 방문진은 오늘 저녁 안에 방송통신위원회에 고 전 이사장 해임 건의안을 제출할 예정이다.
현 야권 권혁철·이인철 이사의 항의성 퇴장, 김광동 이사의 불신임 사유 문제제기 등으로 회의가 길어졌고, 개최 4시간 여 만에 비로소 '김장겸 MBC 사장 해임 결의의 건' 상정 논의를 할 수 있었다.
야권 이사 3인(권혁철·김광동·이인철)이 모두 퇴장한 가운데, 여권 이사들은 오는 8일과 10일 두 날짜를 처리 시점으로 제안했다. 야권 이사 3인이 '한-태국 국제방송 세미나'를 이유로 7일부터 11일까지 해외 출장을 갈 예정이기 때문이다.
만약 일정 조율이 돼 오는 8일 임시이사회가 열려 안건이 상정되면 그날 바로 해임안이 의결될 가능성이 있다. 김 사장 해임안은 MBC 주주총회에서 최종 확정된다. 만약 해임안이 통과되면 김 사장은 2013년 3월 김재철 사장 이후 2번째로 해임되는 MBC 사장이 될 전망이다.
앞서 여권 이사들은 △방송법과 MBC 방송강령 위반, 헌법에 보장된 사상과 언론의 자유 무시, 방송의 공정성과 공익성 훼손 △MBC를 정권의 나팔수로 만듦 △부당전보·부당징계 등 부당노동행위 반복 △반민주적·분열주의적 리더십으로 MBC 경쟁력 소진 △정권 가이드라인에 충실 △공영방송 사장답지 못한 언행으로 MBC 신뢰 하락 △파업 장기화 방치 등 7가지를 들어 김 사장 해임안을 1일 방문진 사무국에 제출했다.
여권 이사들은 김 사장에게는 보다 구체적으로 해임사유가 적시된 자료를 보냈다. 유기철 이사는 "MBC에 공문을 보낸 시점부터 김 사장에게 공식적으로 소명의 기회를 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장겸 사장 퇴진 및 방송 정상화를 내걸고 60일째 파업 중인 MBC본부는 방문진의 고영주 이사장 불신임 및 해임 가결에 대해 "방송장악 9년을 단죄하는 출발점"이라고 평했다.
MBC본부는 야권 이사 3인의 출장을 '외유성 출장'이자 '김장겸 사장 해임을 지연시키기 위한 꼼수'라고 규정한 후, "방문진은 MBC 총파업 사태의 시급성을 고려해, 한가한 외유성 출장을 취소하고 오는 8일 김장겸 사장 해임안을 의결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또한 "새로운 체제로 재편된 방문진은 최대한 빠른 시일 안에 김장겸 MBC 사장을 해임하라. 앞으로 방문진은 MBC의 관리 감독 기관으로서 방송의 독립성과 제작 종사자들의 자율성을 보장하는 본연의 책무에 엄중히 임해야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