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주 트럼프 방한, 文 '평화 5원칙' 시험대 되나

강경화 '3NO' 발언 관련, 전문가들 "트럼프, 이번 방한때 언급 안할 것"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청와대 제공/자료사진)
사드(THAAD) 배치로 경색됐던 한중 관계에 숨통이 트임과 동시에 문재인 정부가 미국과 중국, 북한 사이에서 또다시 '평화실현 5대 원칙'을 꺼내 들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방한 시 어떠한 메시지를 전달하느냐에 따라 문 정부의 향후 대북정책은 순풍을 맞을 수도, 또 한번의 파고를 맞을 수도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일 국회 시정연설에서 한반도에서 평화를 실현하기 위한 5대 원칙을 밝혔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정착을 첫번째 원칙으로 꼽으며 "어떤 경우에도 한반도에서 무력충돌은 안된다"고 강조했다. 또 "한반도에서 대한민국의 사전 동의 없는 군사적 행동은 있을 수 없다"고 재천명했다.

남북문제의 주도적 해결과 한반도 비핵화, 북한의 도발에 대한 단호한 대응과 평화적인 북핵문제 해결 등의 원칙도 재확인했다.

이는 지난 7월 독일 베를린 쾨르버 재단 연설과 9월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제시한 한반도 평화구상의 핵심 내용을 거듭 강조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오는 7일 1박 2일 일정으로 진행되는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이 이같은 문 대통령의 정책 방향의 성패를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우선 중요 과제는 미국 행정부 내에서 최근 자주 거론되는 '군사옵션'에 대한 수위 조절이다. 군사적 대응은 어떤 식으로든 한반도 긴장감을 낮추고 평화로 향하는데 걸림돌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지난달 30일 (현지시간) 상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서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은 "북한의 경우, 미국에 대한 공격이 직접적이고 임박했거나 실제 공격이 이뤄지면 헌법 2조가 적용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한 외교 소식통은 "북한에 대한 국제적인 제재·압박 기조에서 우리 정부 역시 '도발에는 강력대응'이란 원칙을 강조하며 미국과 기조를 맞추겠지만,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 대화로 나가겠다는 보다 심층적인 원칙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직접 이해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미국의 군사옵션 언급이 북한에 바로 붙어있는 서울에 얼마나 큰 위협으로 다가오는지 트럼프 대통령이 느끼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한중이 협의문을 발표하고 관계 개선에 나서며 우리 정부의 대북 외교에도 또다시 기회가 찾아온 상황에서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은 더욱 중요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북문제 등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우리 국회에서의 연설에서 밝힐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 대통령이 그간 유엔이나 다른 국가 정상 회담에서 '돌발 발언'으로 예상치 못한 상황을 만들곤 했던 것을 고려하면, 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이나 외교당국 간 사전조율을 통해 '5대 평화원칙'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리스크를 줄여 나갈 필요성도 제기된다.

만일 '강경대응' 수준을 넘어 비난전 수준의 발언이 나오면 북한이 11월 중으로 이에 상응하는 군사적 대응을 또다시 감행할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이 경우 우리 정부의 제재·대화 병행 원칙은 다시 파고를 맞을 수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도발에는 강경대응'을 넘어서 대화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내용을 의회연설에 담는다면 문 대통령의 대북 정책에도 큰 힘이 실릴수 있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한미 동맹의 굳건함을 강조하는 것이 지금으로서는 가장 중요한 트럼프 대통령 방한의 과제"라며 "한미동맹의 굳건함이 유지되는 선에서 의회 연설 등에 문 대통령의 대북정책 방향이 녹아든다면 좋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지난달 30일 외교부 종합국감에 참석해 사드 추가 배치, 한미일 3국 군사 동맹, MD 참여를 부정한 '3No' 약속을 한 것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의 '부정적' 반응이 있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러나 또다른 외교소식통은 "청와대가 밝혔 듯 이번 한중 협의 과정에서 미국과의 의논도 충분히 있었던 것으로 안다. 또 사드 추가 배치나 동맹 MD참여 부정 등 기존 정부의 입장과 같기에 이번 방한에서 이 부분은 다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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