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 축구대표팀 감독은 지난달 30일 콜롬비아, 세르비아와 11월 A매치에 나설 축구대표팀 명단을 발표하며 이례적으로 이동국을 언급했다. 신태용 감독은 지난 이란, 우즈베키스탄과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9, 10차전과 달리 이번 A매치 명단에서 이동국을 제외한 결정은 배려라고 했다.
신 감독은 “K리그 200골까지 넣은 영웅이지만 마지막에 아름답게 보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소속팀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데 이번 2연전에 들어와 골을 넣지 못할 경우 여론의 뭇매를 맞아 영웅을 잃게 될 수도 있다”고 이동국을 제외한 이유를 밝혔다.
여기에 “내년 월드컵에서 상대 수비와 싸워주고 같이 뛰어줄 수 있는가 의문이다. 그래서 이제는 놔줘야겠다고 생각했다”는 부수적인 이유도 덧붙였다.
신태용 감독의 발언에 앞서 울리 슈틸리케 전 축구대표팀 감독 역시 국내 언론과 인터뷰에서 “이동국이 여전히 한국 축구대표팀에 거론되고 있다는 점이 한국 축구의 문제”라고 밝혀 화제가 됐다. 슈틸리케 감독의 발언은 이동국이 아닌, 이동국만큼 성장하지 못하는 후배의 문제를 지적했지만 정작 이동국이 문제라는 의미로 알려져 논란을 낳았다.
전·현직 축구대표팀 감독이 의도하지 않게 만든 논란에도 이동국은 꿋꿋했다. 그는 내년에도 현역 생활 연장의 의지를 밝히며 대표팀을 향한 도전도 이어간다는 구상이다.
2일 전북 완주군 봉동읍 율소리 클럽하우스에서 만난 이동국은 “적지 않은 이 나이에 대표팀 제외가 뉴스가 된다는 것이 신기하다”면서 “대표팀 제외가 실망스럽지 않다. 내가 아직도 한국 축구에, 또 전북에 필요한 선수라는 것 느끼게 된다”고 활짝 웃었다.
하지만 이동국에게도 분명 아쉬움은 있었다. “나는 선수로서 내 역할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데 그것이 비난을 받아야 하나 생각에 화가 난다”면서 “축구선수로 은퇴하는 순간까지 나 자신을 채찍질하며 선수로서 최고의 기량을 보여주고 싶다. 선수로서 국가를 대표해 뛰는 것은 최고의 선물”이라며 ‘태극마크’를 향한 여전한 갈증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