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역사’ 이동국, 전북 잔류-이적 고민에 빠지다

시즌 종료 앞두고 전북 재계약 협상 지지부진

다음 시즌도 현역 생활을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이동국이지만 전북과 재계약이 지지부진한 탓에 재개약과 이적을 모두 고려하고 있다.(사진=전북 현대 제공)
“아직 더 할 수 있다는 자신 있습니다. (내년도) 선수 생활 이어갈 겁니다”

1998년 혜성처럼 K리그에 나타난 ‘꽃미남 공격수’ 이동국. 무려 20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꽃다운 외모는 주름이 지고 탄력을 잃었다. 결혼 후에는 1남4녀를 둔 대가족의 가장도 됐다. 하지만 여전히 그는 녹색의 그라운드를 누비는 프로축구선수다.

이동국은 지난달 29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제주 유나이티드와 ‘KEB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2017’ 36라운드에서 자신의 프로 통산 200번째 골을 꽂았다. 이동국의 쐐기골을 포함해 이 경기에서 3-0으로 승리한 전북은 창단 후 5번째 K리그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K리그 역사상 전무후무할 200골 대기록을 완성한 이동국이라는 점에서 향후 거취는 더욱 궁금증을 불렀다. 지난 시즌까지 확실한 주전으로 활약했던 이동국은 올 시즌 선발보다는 교체 투입으로 나서는 경우가 많았다. 선수라면 누구나 자존심이 크게 상할 만한 일이다. 이동국 역시 마찬가지다.

2일 전북 완주군 봉동읍 율소리 클럽하우스에서 만난 이동국은 “아직 더 할 수 있다는 생각도 들도 자신감도 있다. 운동장에서 뛰는 것이 너무 행복하다”면서 “시즌 초반에는 워밍업만 하다 벤치에 앉아서 경기를 지켜보는 것을 받아들이지 못해 많이 힘들었다. 그래도 티를 내지 않아야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동국은 현실을 직시했다. “(현실을) 받아들이기 시작하면서 벤치에서 시작하는 것이 더 편하게 느껴졌다. 후반에 골을 넣어야 하는 상황에 필요한 선수가 되겠다 생각을 했다. 이제는 선발이 됐든, 교체가 됐든 팀에서 필요한 선수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한 방이 있는 선수, 팀이 지고 있을 때 찾게 되는 선수가 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활짝 웃었다.

달라진 자신의 역할을 받아들이며 현역 생활 연장에 대한 의지도 커졌다. “팀에 짐이 되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에 내 자신을 더 채찍질했다”는 그는 “앞으로도 전북이 됐든, 다른 팀이 됐든 선수 생활을 더 해보고 싶다. 아직 더 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있고 (내년도) 선수 생활을 이어갈 생각이다”라고 자신의 생각을 분명하게 밝혔다.

다만 올해로 전북과 계약이 끝나는 이동국은 아직 구단과 구체적인 재계약 논의를 하지 못한 것이 서운한 듯 했다.

“전북에서 최강희 감독님과 코칭스태프, 동료들과 지내는 시간이 행복하다”는 이동국은 “감독님은 필요한 선수라고 하지만 구단에서는 그렇지 않을 수 있다. 시즌 종료가 두 경기 남았는데 재계약 이야기가 없다. 이제는 떠나야 하는 시기인가 생각도 해봤다. 재계약과 이적을 모두 생각하고 있다”고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고민하는 현 상황을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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