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RA 21.60' 초라하게 막 내린 다르빗슈와 LA 다저스


결과적으로 2017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에 영향을 끼친 외부 변수 중 하나는 미국 배우 겸 모델이자 휴스턴 애스트로스의 우승 주역 저스틴 벌렌더의 약혼자인 케이트 업튼의 설득이 아니었을까.

디트로이트 타이거즈 소속으로 트레이드 거부권을 갖고 있었던 저스틴 벌렌더는 고민 끝에 거부권 행사를 포기하고 휴스턴 이적을 결심했다. 이 과정에서 케이트 업튼이 벌렌더의 휴스턴행 결정을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래서 요즘 휴스턴 지역에서 업튼의 인기는 하늘을 찌른다.

휴스턴과 더불어 LA 다저스 역시 지난 메이저리그 정규리그 트레이드 마감시한에 월드시리즈 정상을 목표로 굵직한 선수 트레이드를 단행한 대표적인 구단이다.


하지만 양팀의 희비는 크게 엇갈렸다.

벌랜더는 올해 가을 6경기(선발 5경기)에서 4승1패 평균자책점 2.21을 기록하며 휴스턴의 월드시리즈 우승에 기여했다. 휴스턴이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디비전시리즈, 뉴욕 양키스와의 챔피언십시리즈를 통과하는 과정에서 4승을 수확한 월드시리즈 진출의 일등공신이다.

벌렌더는 월드시리즈 무대에서 승리를 따내지는 못했지만 중압감이 남다른 2경기에 선발 등판, 연이어 퀄리티스타트를 해내며 제 몫을 해냈다.

그러나 다저스가 우승을 위해 텍사스 레인저스에서 야심차게 영입한 다르빗슈는 고개를 들지 못했다.

다르빗슈는 월드시리즈 3차전에 이어 2일(한국시간) LA 다저스타디움에서 끝난 마지막 7차전에서도 2회를 넘기지 못했다. 다르빗슈는 이날 1⅔이닝 3피안타(1홈런) 1볼넷 5실점(4자책점)을 기록해 월드시리즈 최종전의 패전투수가 됐다.

다르빗슈는 올해 월드시리즈에서 21.60이라는 믿기 힘든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1승1패에서 등판한 3차전, 설명이 필요없는 7차전 등 중요한 승부마다 선발 등판 기회가 주어졌으나 그는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LA 다저스는 올해 104승58패를 기록해 30개 구단 중 전체 승률 1위를 차지했다. 클레이튼 커쇼, 리치 힐, 알렉스 우드가 선발 로테이션을 굳게 지키고 있는 가운데 다르빗슈가 합류하면서 우승에 대한 기대를 더욱 높였다.

하지만 가을만 되면 부진에 빠지는 커쇼의 징크스는 올해도 계속 됐다. 마무리 켄리 잰슨은 2차전에서 블론세이브를 기록하는 등 철옹성의 명성에 흠집이 생겼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이 시즌 내내 계속한 '퀵후크' 전략은 결과적으로 올해 월드시리즈에서 빛을 보지 못했다.

포스트시즌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한 류현진은 내심 팀의 우승으로 40인 로스터 포함 선수에게 주어지는 우승 반지를 받기 원했겠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휴스턴 타자들은 올해 포스트시즌 무대에서 크리스 세일, 크레이그 킴브렐, 막강한 양키스 불펜, 커쇼, 잰슨 등 메이저리그의 정상급 투수들을 모두 무너뜨렸다.

다저스 타자들의 분전도 눈부셨지만 휴스턴의 화력을 넘지는 못했다. 정규리그에서 39홈런, 97타점을 쓸어담은 '슈퍼 루키' 코디 벨린저는 월드시리즈 기간 역대 최다인 17개의 삼진을 당했고 역대 포스트시즌 최다 삼진(29개) 기록의 불명예를 함께 썼다. 챔피언십시리즈까지 뜨거웟던 저스틴 터너의 침묵도 아쉬움으로 남았다.

다저스는 1988년 이후 29년만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노렸지만 정규리그 최다승을 차지하며 어느 때보다 기대가 높았던 2017시즌에서도 뜻을 이루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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