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논두렁 시계 보도 조장 의혹을 국정원으로부터 수사의뢰받은 가운데 사실상 해외로 도피한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2일 이 전 중수부장의 지인과 법조계 관계자 등에 따르면, 이 전 부장은 최근 출국해 현재 미국 동부 원싱턴DC 부근의 버지니아에 있는 걸로 전해졌다.
당분간 귀국할 의사가 없다는 뜻도 주변에 알렸다고 한다.
이 전 부장은 이날 국회 정보위원회 국정원 국정감사에도 증인으로 채택됐으나, 출석의사를 밝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국정원 개혁발전위원회에 따르면, 2009년 박연차 게이트 수사 당시 국정원의 한 간부가 이 전 부장을 만나 "고가 시계 수수 건 등은 언론에 흘려 적당히 망신 주는 선에서 활용하라"고 요구했다.
이 전 부장이 국정원 간부를 만난 다음날 명품시계 수수 의혹은 KBS에 보도됐다. 국정원과 검찰 간의 짜고치는 언론플레이 정황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것이다.
이어 그해 5월 권양숙 여사가 박연차 회장에게서 받은 명품시계를 논두렁에 버렸다는 SBS 보도도 있었다.
이 전 부장은 지난 7월 10일 국정원 개혁위가 접촉하자 "지금 밝히면 다칠 사람들이 많다"며 구체적인 진술을 거부했다.
명품 시계 수수를 최초 보도한 KBS 기자는 보도 출처 확인을 거부한 반면 "논두렁에 버렸다"는 내용을 최초 보도한 SBS 기자는 "검찰에서 들었다"고 확인했다.
국정원은 그해 5월 '국정원 수사개입 의혹'이 신문에 나오자, KBS에 관련 보도를 막아 달라며 당시 보도국장이었던 고대영 KBS 현 사장에게 현금 200만원을 건넨 의혹도 있다.